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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나물밥이로소이다.

fotomani 2018. 4. 12. 08:39



지난 번 서리풀공원을 산책할 때 움터 나오는 새싹을 보며 두릅나물을 떠올렸었지요?

두릅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두릅은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일반적이지만

전 두릅나물밥으로 해서 먹는 게 더 입맛에 맞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줄어들고

부드러워집니다. 일단 두릅을 데쳐 일부는 밥통에 넣고 나머지 부드러운 속배기는 

고유 맛과 식감을 즐기기 위해 나중에 밥이 다 된 다음 밥에 올립니다.



모시조개를 곁들일 겁니다.

물론 밥이 다 되고 난 다음 올려야 질기지 않겠지요.

표고는 밥통에 같이 넣고 밥을 짓습니다. 

대파는 얇게 썰어 밥 먹기 직전 양념장에 넣어야 대파 맛이 살지요.

양념장이요? 진간장, 쯔유 조금, 깨, 참기름, 고춧가루, 설탕 조금.



두릅은 먹기 좋게 썰고 밥물은 조개 육수와 표고 불린 물을 이용합니다.

참기름도 조금 넣을까요?



밥이 다 되었습니다. 주걱으로 섞어 뜸을 들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먹음직스럽습니다.



나물밥만 먹으면 절(寺)밥이니 비린 맛을 추가합니다.

함께 먹을 짭쪼르미는 좀 고급인 참가자미 구이.



오이소박이와 함께... 이거 뭐라 불러야 하나요? 두릅나물밥 정식? 황후의 밥 한상?

생선구이는 좀 더 내공을 쌓아야겠습니다. ㅜ



달래 양념장이 아니더라도 봄 향기가 듬뿍 꿀맛입니다.



생명의 속삭임은 두릅만 예뻐하는 게 아닙니다. 만물이 골고루 봄 기운으로 차오르니

나물이 지천입니다. 이번에 취나물과 콩나물, 표고 버섯입니다.

왜 맨날 표고 버섯이냐고요? 눈을 감고 표고 버섯이 혀에 주는 촉감을 즐겨보세요.

그 부드러움은 잠자리 속 날개를 견줄 게 아닙니다.

표고 버섯은 밥할 때 집어넣고 취나물과 콩나물은 먹기 좋게 데쳐 놓습니다.

양이 많으면 꼭 짜 비닐에 싸서 냉동실에 보관해 나중에 또 해먹지요.



밥은 약간 질게 하는 게 좋습니다. 밥이 다 된 후 나물을 넣고 섞을 때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이지요.  신선한 돼지 고기를 잘게 썰어 넣을 걸

아무 생각 없이 냉동실의 먹다 남은 쇠고기 다짐육을 넣었더니 군내가 납니다. 



데친 취나물과 콩나물을 먹기 좋게 잘라 넣고 뒤섞습니다.

양념장에 비벼 먹든 고추장에 비벼 먹든 그거야 '오야붕'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맑간 아기 손가락 같은 새싹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春色滿菜飯, 군내야 어찌 됐든 비벼 놓은 나물밥에 봄 내음이 도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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