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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빗속을 걸어갈까요? 술에 젖어 볼까요?

fotomani 2018. 4. 16. 13:41



지난 토요일 (4월 14일) 명학역에서부터 석수역까지 안양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안양천변은 오래 전부터 공장지대였다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나서게 되지 않았지만

오해였다는 걸 깨닫는 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지고 나온 우산이 바람에 살이 부러져 누더기가 됐지만

가랑비를 가리는 데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비 그칠 때까지 고락을 함께 해야지요.



4월이니 매화는 아닐 테고 살구꽃인가요?



삭막할 것 같던 안양천 곳곳에서 꽃들이 반갑게 맞아 주고 있습니다.



상쾌하게 흩뿌리는 보슬비입니다.



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문득 아늑하고 따뜻한 곳이 그리워집니다.



이번 봄은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온 편이지만 미세 먼지 때문에 비가 반갑습니다.







조팝나무 꽃이 지천입니다.







이 동네에 웬 외국인들 일까요?



손때가 묻은 소지품이 길에 떨어져 있는 걸 보면 내 것도 아닌데 

마치 시집간 누나의 빈 방을 보는 것처럼 허전합니다.

비가 와서 더욱 그런 애절함이 짙어지는군요.




말냉이 꽃이랍니다.



노루표 페인트 공장 엄청 크네요





너의 맘 깊은 곳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고개 들어 나를 보고 살며시 얘기하렴



이별의 순간이 다가와서 일까요?



명학역에서 석수역까지 10km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전철을 타고 독산역으로 가 우시장 구경을 해볼 참입니다.



독산동 말만 들었지 가보기는 처음입니다.

마장동 다음으로 큰 우시장이었다는데 소문처럼 커 보이지 않습니다.



집까지 거리가 멀어 따로 손질하지 않아도 된다는 날 곱창은 상할까 패스하고

어디 점심 먹을 곳 없나 찾아보니 옥호도 없는 실비집 하나 눈에 띕니다. 

테이블 겨우 3개 있는 작은 식당인데 너댓 명이 떠들썩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밥보다 내리는 비를 보며 술 먹어야 할 분위기입니다.

(**옥호가 실비순대국이네요. 02-804-8856)



순대국, 내장탕, 내장볶음 등등... 공장표 순대로 만든 순대국을 여기서 먹을 필요는 없겠고

 우시장 곁이니 내장탕이 좀 괜찮겠지, '여기 내장탕이요'



처음에 나올 때는 빨간 거품이 일며 끓고 있는 뚝배기가 나왔는데

 흔히 보는 시장표 내장탕의 칼칼한 냄새여서 좀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거품을 걷고 한 숟깔 뜨고 보니 이거 물건입니다.



스스로 미안했던 지 '시장 사람들 왜 이렇게 목소리들이 커'라며

떠들썩하게 점심 먹던 사람들이  쏘주병이 6개를 남기고 빠져나갑니다.



먹으면 먹을 수록 바닥 보이는 게 아까워지는 내장탕입니다.

양평 신내 내장탕이 유명하다지만 제가 먹어 본 내장탕 중 최곱니다.

양 푸짐하고 노린내 없고 보드랍고 얼큰하고 고기의 단 맛이 돌아 술을 절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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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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