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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 멀다구 말하문 안되가꾸나~

fotomani 2018. 4. 30. 15:01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극찬과 혹평은 차치하고 역사적인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고양 국제꽃박람회도 마다하고

현장은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평화누리길 8코스를 걸으며 나름 기념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경의선 DMZ 트레인은 이미 모두 매진되어 도라산역은 포기하고

경의선을 타고 문산까지 가서 버스를 이용해 반구정으로 가 걷기로 합니다.

역시 전방입니다. 외출 나온 장병들이 문산역 부근에 모여 있습니다.



평화누리길 8코스는 반구정-임진강역-장산전망대-화석정-율곡습지공원까지 

약 13.5 km 거리입니다.

아쉬운 것은 임진각과 평화누리 공원을 비켜지나가 통일대교에 가보지 못한다는 겁니다.



문산역에서 반구정으로 가는 버스는 053. 055 버스가 있는데 배차 간격을 보면 8-60분?

고무줄이 정말인지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올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동네 식당 모두 군인은 10% DC해주거나 6천원을 5천원으로 깍아 줍니다.

참을 싸오긴 했지만 막간을 이용해 식당으로 들어 갑니다.

보통 아침에 반주하는 젊은이 보기 쉽지 않지만 역시 제복의 힘은 위대합니다.



식당 메뉴를 보고서야  파주임을 실감합니다. '아~ 여기서 장단콩이 나지~~'



파주 장단콩축제에 가끔 와보았으면서도 그걸 잊다니 나도 이젠 한물 갔습니다.

'여기 청국장이요~'

반찬 깔끔합니다. 죽순무침, 가지무침, 콩자반...



내가 좋아하는 깊은 맛과 향은 덜하긴 하지만 콩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밥 위에 붓고 썩썩 비벼먹고 생수를 먹으려 하니 누룽지 끓여 놨다고 누룽지를 먹으랍니다.

두 국자 떠서 숟가락으로 걷어 먹고 우글우글 입가심 합니다.



너도 옳고 니도 옳다는 황희선생 유적지만 둘러봐도 한참 봐야 될 듯하지만 

반구정과 방촌기념관을 대충 훑어보고 명자나무 꽃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뗍니다.



반구정 바로 아래 철책. 초소가 비어 있는 줄 알았더니 초병이 있습니다.



반구정을 나서고 조금 지나자 맞아주는 잣나무길.

전방임에도 둘레길은 옛 도로를 이용한 듯 아스팔트 포장도로입니다.

우리 네 임진강변 도로 사정이 걷기엔 안 좋아 '오시라기래 민망함네다'.



그래도 아주 간간히 걷는 사람을 봅니다.



임진강역. DMZ 트레인은 서울에서 도라산역까지 곧장 들어가지만 일반 전철은 문산까지 입니다.



저도 잠시 길섶에 주저 앉아 개망초를 뜯어 배낭에 집어 넣었습니다.



옛날식으로 '국민'학교 교정에서 볼 수 있는 조각상 중 단군 할아버지 금상이 있네요.

그 외에 독서하는 소녀상, 이승복상 등등 있지요. 요즘은 토끼나 염소 우리 보기 쉽지 않습니다.

시간표는 월부터 금까지 국산사자 미음보특 중 하나



한참 가다 보니 언덕 위 느티나무 아래에 마을 아고라로 꾸며 놓았습니다.



거기 앉아 아침을 먹어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땀을 식히며 삶은 계란을 까먹습니다.

삶은 계란이 간식거리의 총아로 등장한 건 홍익회 힘일 겁니다.

삶은 계란, '삐루', 오징어 전기구이와 물수건, 완행열차의 꽃이지요.



두릅에 삘이 꽂히니 땅두릅까지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우잉? 얼마나 덥길래 이국적인 활주를 댄 겹지붕까지?



동네 쉼터 역할하는 느티나무 꽤 많네요.



유난히 트랙터가 많이 눈에 띄는데 물이 조금 있는 논을 갈아엎으니 백로들이 몰려듭니다.

난데 없이 진흙 속에 묻혀 있던 미꾸리들 난리 났을 겁니다.



장산 전망대에서 보는 임진강, 바로 앞 들판은 초평도입니다.

이런 지역에서도 캠핑이 허용되니 세상 좋아졌네요.



화석정 뜰. 커다란 느티나무 둘, 오래 된 향나무가 있어 시원하니 잠이 절로 옵니다.



건너 편은 민통선 내부겠지요. 앞으로는 저기 아니 저 북녁에서 걸어볼 수 있을까요?

이 코스는 가을이 제 격이겠습니다.



요즘은 이런 시설물도 독특하게 만듭니다. 여기에서 강물을 끌어올려 

곁에 있는 꽤 넓은 수로를 통해 내보내고 있습니다.



율곡습지공원



버스를 타고 문산으로 들어옵니다. 봄이라 할머니가 이고 나온 나물과 

종묘상에 모종들로 가득합니다.



힘을 썼으니 연료보충해야겠지요?



밥도 조금 볶고, 어떤 이에겐 먹는 일이 기쁨이고 어떤 이에겐 괴로움입니다.

전자는 왼쪽 두뇌형이고 후자가 오른 쪽 두뇌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걷다가 캐온 개망초입니다.

뿌리 째 뽑아온 것은 개미까지 달려와서 뭔 죄라고 애꿎는 개미 박멸하느라 고생했습니다.

뿌리는 마당에 심었는데 싹이 날려나요?



살짝 데치고 꽉 짜서 된장, 고추장 조금, 올리고당, 참기름, 깨로 조물조물



남들 다 먹었다는 냉면을 그 다음 날 한일관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회담장에 나온 냉면은 거의 면발이 칡냉면 수준 색으로 보였습니다.

평양에도 여러 종류의 냉면이 있는데 옥류관 냉면엔 예전에 안 들어가던 전분도 들어간답니다.

그러고 보니 난데없이 비빔냉면이 나온 이유도 알만 합니다.

이젠 원조다 뭐다 고집할 필요 없이 그저 맛있게 먹으면 최고 입니다.



요번은 평소보다 조금 더 걸었는데 딱 고만큼 다리와 관절이 더 아프더군요.

그러나 '이거이 멀다구 말하문 안되가꾸나~'



이날 나를 반겨준 명자나무꽃과 그 친구들입니다.







어제 회담이 우리나라 역사에 어떤 식으로든 큰 획을 긋는 첫 걸음이 되겠지요.

아이러니 하게도 예측가능한 정치가였으면 일어날 꿈도 못 꿀 역사적인 사건이

예측불허의 두 지도자 때문에 일단 여기까지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아무쪼록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무궁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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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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