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해장 칼국수- 할아버지 칼국수

fotomani 2023. 1. 17. 10:27

영하 3도만 돼도 풋내기 바이커에게는 손이 시려 자전거를 타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지난 9일과 12일에는 눈도 다 녹고 날씨가 따뜻해져 두툼한 스키 장갑을 끼고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으로 나갔습니다.

중랑교 부근으로 가니 다리 아래 엄동설한에 무궁화 한 무더기 피어 있습니다.

역시 허경영입니다.  강탄(降誕)이라니? 성인이 다스리는 대한민국에 사는 영광을 누릴 뻔했네요.

매달 국민배당금 150만 원에 건국수당 70만 원씩 받을 걸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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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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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에 도착하면 늘 먹던 것이 소머리국밥이었는데 이번엔 내장탕을 한번 먹어 볼랍니다.

내장탕에는 곱창은 보이질 않고 군대 손수건만 들어 있었습니다.

양에서 냄새 없애는 것이 곱창보다 어려운데 잡내가 너무 없어 싱거운 듯합니다.

양과 식감이 부들하니 괜찮았으나 나에게는 역시 이전에 먹었던 소머리국밥이 한수 위로군요.

 

12일에도 같은 곳에 도착했으나 당기는 음식이 없어 하릴없이 시장 구경하며 내려오던 중

대기 줄도 많고 개점 시간을 맞추지 못해 지나쳤던 <할아버지 칼국수> 집이 열렸습니다.

꼭 들러보고 싶었던 국숫집이었는데 마침 잘 됐습니다.

아침 일찍 지나칠 때엔 문밖 비좁은 작업대엔 항상 반죽포대가 놓여 있어 궁금했던 곳입니다.

하루에 얼마나 파는지 모르겠지만 육수솥과 쌓인 그릇이 이게 도대체 몇 개입니까?

 

메뉴는 단 하나 칼국수 보통과 곱빼기입니다. 선불을 내고 앞에 붙여진 사진들을 감상합니다.

그 아래엔 양념통이 있었는데 왼쪽 것이 이 집만의 '비법' 다진 양념입니다. 

아래 사진 중앙 노란 아트지 위에 양념을 슬쩍하는 사람의 연속 사진이 붙여 있었는데

얼굴이 또렷한 걸 보니 아무래도 연출 사진으로 노이즈 마케팅하는 거 아닐까요? 

'맛있어서 가져갔다는 게 정당한 핑계와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사람에게 징벌적 손해 배상 책임을 묻겠습니다'

다진 양념 경고문치고는 엄중하고 법률적이어서 조심스럽게 칼국수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장사 잘 되는데도 붙여 놓은 걸 보면 상습적 슬쩍에  '승질' 마니 난 걸까요? ㅎ

 

10여 분 지나 나오는 칼국수 면발을 보니 훈둔 만두피나 옛날에 나왔던 삼양 완탕면 면발이나

부산과 대학로에 있는 <19번 완당집> 면발 (아래 사진)이 연상됩니다.

이런 면이 해장할 때 후들후들 부드럽게 넘어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면발입니다.

반죽할 때 전분가루도 약간 섞은 듯합니다.

우선 고춧가루를 넣고 먹어 보고 국물을 후륵 들여 마십니다.

맛과 촉감에 취해 고로상처럼 한참 호로록거리다 다진 양념을 깜박할 뻔했습니다.

양념이 매울 것 같아 조금만 넣었더니 '비법' 같은 맛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워 다시 한번 찾을 것 같은 칼국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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