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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라도 이 정도면- 예산식당

fotomani 2023. 4. 25. 09:08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래, 일요일에 사우나를 갔다 와 천천히 집을 나서도

웬만한 식당은 문도 열지 않는 시간입니다.

허리 통증 강도는 불규칙적이어서 오늘(4월 23일)은 다른 날보다 좀 더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걷는 건 줄이고 영등포 시장으로 가 게장백반 잘하는 우정식당이 문을 열었으면 거기서 먹고

아니면 다른데서 해결하자, 재래시장인데 문 열어놓은 집 하나 없겠나?

 

영등포 시장으로 가니 4번째 일요일은 휴무인지 순대골목 외에는 문연 점포가 별로 없었습니다.

먹자골목 초입에 규모가 큰 순대국집 둘이 마주보고 있었는데 하나는 아우네 장터순대라 쓰여있고

다른 하나는 예산 가마솥을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이 집은 점심때 오면 자리가 없어'란 곁 손님의 말처럼 벌써 홀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테이블에는 치우지 못한 쏘주병으로 어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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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에 예산을 표방하고 있는 집을 들어간 것은

걸어 놓은 가마솥에서 내뿜는 김이 삽교 장터국밥집이 연상돼서였습니다.

삽교는 내장탕에 더 가깝고 여기는 소머리국밥이었는데, 삽교 국밥의 구수함과 싱싱한 포기김치의

강한 인상으로 예산이라면 발 뒤꿈치라도 따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반찬과 함께 소머리 뚝배기를 가져오며 여사장은 '국물 참 진하네'하며 너스레를 떱니다.

'그럼 맹물을 좀 부을까요? (잔소리 말고) 쏘주나 하나 갖다 주우~'

 

반찬들이 깔끔해 호감이 갑니다.

포기김치는 아니었지만 새빨간 겉절이는  맵지 않고 싱싱해서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리필을 부탁하니 푸짐하게 갖다 주었습니다.

고추도 청양이 아니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머리국밥과 내장탕은 콜라젠에 의한 점도가 가장 큰 차이 아닐까 합니다.

고소함은 내장탕이고 점도는 소머리, 숟갈로 뜨니 건더기가 실하게 올라왔습니다.

부추 넣고 다진 양념 넣고 김치 넣어 빨아먹으니 국물은 점점 더 빨개지고

소머리국밥의 점도에 밥의 풀기가 더해져 국물은 점점 짙어지고 동물적 행복감은 점점 상승하였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지만 이 정도면 구시렁거리지 말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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