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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냄새의 조화 청국장- 삼미옥

fotomani 2023. 3. 21. 12:45

걸을 때 저리거나 한쪽 다리를 저는 현상이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짧은 거리밖에 자신이 없으니 이제 폐차장 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가볍게 산책을 하려고 나왔으나 포기하고

명동역에서 남산 방향에 청국장 잘한다는 집이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산책을 못하니 봄이 왔는지 겨울이 간건지 감각이 둔해졌지만 이곳 골목길엔 봄이 가득이었습니다.

<ㅅㅁ옥>이라는 식당은 그 골목에서도 샛길에 들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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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건축물인 서울 시립대 경농관이 연상되는 목조 천장 겸 이층 마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식 가옥이었을 텐데 거친 장귀틀, 동귀틀에 푸근한 조명을 때리고 이에 걸맞은 환기통,

벽체와 계단의 단순미가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만들었습니다.

 

청국장과 제육볶음을 시켰습니다.

먼저 반찬이 놓이고 청국장과 제육볶음이 나왔습니다.

 

윤호찌(정윤호) 마누라가 남편 혼내주러 손에 들고 다니는 소시지 계란부침,

어묵, 감자, 시금치 모두 심심하리만치 절제된 양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어 나오는 청국장, 

'설렁탕처럼 청국장도 맛과 냄새가 서로 어우러져 맛깔진 식당이 이제는 거의 없다'라 했는데

이날 나의 생각을 고쳐야 했습니다.

강하지는 않으나 식욕을 간질이는 냄새와 두터운 맛, 쏘주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제육볶음은 약간 짠듯해 음식 간 서로 이끌어주는 상승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안주로는 짭짤하니 제 역할을 잘하였습니다.

 

시금치와 감자 리필을 부탁했더니 벌써 떨어졌다고 대신 멸치볶음과 무채를 내왔습니다.

대가리를 자르지 않고 볶았는데도 쓴 맛이 별로 없이 바삭한 멸치볶음,

처음 나왔던 반찬과는 다르게 양념이 진한 무채였으나 안주감으론 괜찮았습니다.

 

배도 꺼뜨릴 겸 인사동으로 향했습니다.

인사아트센터에 전시 중인 <23 동시대의 산수화> 작품 중 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사진적 시각을

그림으로 담은 듯한 인상적인 작품들이었는데 그 중 대작 하나는 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저런 길을 여유롭게 걸어 볼까나???'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차도가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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