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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닭갈비

fotomani 2013. 10. 13. 18:34

 

벌써 2주나 미뤄오다 수락산역으로 갔습니다.

후배님이 하산길에 길옆에서 굽고있는 닭갈비 냄새가 너무 좋아

그집읋 꼭 가봐야 한다고 우기면서도 거리가 멀어 계속 벼르고만 있었던 것이지요.

제 아무리 맛있대도 닭갈비 지가 뛰어봐야 닭갈비지 소갈비가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더구나 산행을 하고 내려오며 입맛을 다셨다니 더욱 믿을 게 못되었습니다.

산행 후 출출한데 맛없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대학로가 대학과는 별반 상관 없듯이 수락산 진입로는 산과는 거리가 먼

먹자골목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랜만에 오는 수락산 입구 등산로는 온통 먹자골목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음식점, 카페, 등산용품점...

산으로 가라는 건지, 먹으러 가라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이 후배님 길을 한참 헤매더니 수락산길 거의 끝까지 갑니다. 내 주둥이가 좀 나올라 그럽니다.

“뭐 드실꺼예요?“ 여주인장이 생글거리며 물으니 더 심통이 납니다.

“거 왜 등산길에서 냄새를 폴폴 피워서 날 이 먼데까지 끌고 오게 했쏘? 내 맛만 없어봐라.”

 다짜고짜 엄포부터 놓으니 쥔장도 호들갑을 떨며 그럴 리가 있겠냐고 맞장구를 칩니다.

평일 저녁인데도 등산 진입로답게 식당에는 등산복 차림의 손님이 많습니다.

 

 

 

 


여기 도봉, 노원쪽은 고기집 반찬으로 푸짐하게 나오는 무채가 대세인 모양입니다.

식당마다 무채와 파절이가 빠지지 않습니다.

한참 걸려 나오는 닭갈비는 초벌구이를 해오는데 그 아이디어 좋습니다.

숯불 위에서 닭고기를 굽는다는 게 연기도 많이 나고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석쇠를 들고 오니 그 제서야 후배님이 숯불‘구이’를 강조했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프라이팬 위에서 굽는 것과 직화로 굽는 건 불 맛 때문에 후자가 훨씬 더 맛이 있습니다.

양념발이 세지 않아 약간 싱거운 듯하지만 오히려 그게 덜 타고 소금 섭취량이 적으니 더 좋지요.

점점 입맛을 땅기는  닭고기는 ‘내 손주를 데리고 오면 그놈도 좋아할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듭니다.

처음에 싱겁던 된장찌개도 끓으며 먹는 동안 간이 알맞게 들어 바닥까지 탈탈 훑게 만듭니다.

“야, 초벌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거 같으니 여기 미리 1인분 더 시키자.”

 

 

 

푸성귀가 들어가지 않아 커다란 프라이팬에서 굽는 닭갈비보다 시각적으로 좀 비싼듯하지만

색다른 맛이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다음엔 냄비우동도 하나 시켜 먹어봐야지요.

 


2차요?

답답한 호프집구석으로 가서 먹느니 수락산 초입인데 선선한 바람이나 쐬자고

 편의점 앞 벤치에서 캔맥주 하나씩 들고 마시며 인증샷을 날려 보냈더니 친구로부터 문자가 날라듭니다.

‘딱 노숙자 같구나’

원, 이런 노무 스키...

 

(벤치에 앉으면서도 노숙자와 백수는 종이 한장 차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약스런 문자가 날라옵니다. 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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