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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반주용 시장표 안주

fotomani 2015. 6. 3. 16:16



전 시장 맛집의 덕목으로 값싸고 맛있을 집을 꼽습니다.  

비싸면서 맛있다면 별볼 일 없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인다면 

혼자 갔을 때 나홀로 반주 하면서 안주 구실을 충분히 해낸다면 더욱 이뻐해줄 겁니다.  



돈암시장 입구의 이 감자국집, 국이라니 마음에 듭니다. 대부분 탕이라 우기면서

가격을 올려받을라 하는데요. 물론 아직 들어가보질 않아 지레 짐작입니다만

대낮부터 저리도 사람이 많은 걸 보니 뭐가 있어도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그 옆으로 지나 가다 내가 아는 상표의 어묵을 팔아서 들어간 집입니다.

서울에서 진정한 부산어묵을 보기 힘든데 이  회사는 공격적으로 

서울 어묵 시장을 선점하려고 재래시장마다 파고드는 것 같습니다. 




저의 동네시장에도 판매하는 곳이 있어 이렇게 한번 사다 먹어보았는데

유명식품에서 부산어묵이라고 내놓는 것보다 오히려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중 몇개는 지금도 그런 게 있는 지 모르지만 쫀득하고 탱탱하고 고소한 

<가마보꼬>라는 순 생선살로만 만든 어묵이 연상됩니다.

연상된다는 건 그런 맛이 약간 느껴진다는 뜻이지요.



손님이 쇼케이스에서 골라 먹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땐 탕조리값을 따로 받습니다.

어릴 때 먹었던 <덴뿌라>는 당연히 지금보다도 생선 질도 떨어지고 거칠었겠지요.

그러나 생선뼈도 느껴지고 고소했던 옛 맛을 '현대'에 오히려 재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불량식품 맛에 너무 길들여진 모양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어묵을 손수 만들어 보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지만

색깔부터 허여멀건 게 범생이 티가 나서 틀렸습니다. 그게 어디 하루 아침에 되겠습니까?



그렇게 어묵탕을 먹고 있는 데 다른 사람들은 저와 달리 다 이런 걸 먹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다음에 가서 하나 시켜본 추억의 옛날 통닭입니다.

아닙니다. 옷을 입혔으니 '치킨'맛 옛날 통닭이 되겠습니다.



껍질이 바삭하니 약간 달싸합니다. 전분을 넣어 튀기면 약간 딱딱해지며 바삭하지요.

아마 그래서 사진 찍는데 민감했던 모양입니다. 그게 비법이라 그랬나요? 별 것도 아닌데...

사진 찍는데 거부반응을 보여 좀 언짢지만 그럼에도 나홀로 반주하기 괜찮은 집입니다.



그런데 시장마다 이런 집이 한 두 군데 씩 있습니다.

'닭치고 먹어봐?' ' 니들이 게맛을 알아?'처럼 건방지게 아무에게나 반말입니다.

이집은 수유시장 활어가게 골목에 있는 통닭집으로 가격은 돈암시장보다도 더 착합니다.

물론 사이즈가 좀 작지요. 그러나 이런 가격이라면 남는 게 없을텐데, 술에서 남기는 걸까요?



그러니 '(술은) 뭘로 하시겠어요?'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약간 작다해도 나홀로 반주하기 딱 좋습니다.



이집 통닭은 돈암시장처럼 옷을 입히질 않았습니다.

좀 더 옛날 통닭에 근접한 모습입니다.  나이 든 사람은 이걸 더 선호할 지도 모르겠군요.

키친타올을 깔아줘 기름범벅일까 조심스러웠는데 의외로 기름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 저거 다 팔거냐 물으니 그보다 더 팔아야 한답니다. 박리다매가 뭔지 보여주는

 통닭집입니다.  제가 기름에 민감해서 안 좋은 기름을 먹으면 위산과다로 

밤중에 혼나는 경우가 있는데 두집 모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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