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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잡는 게 국밥이 아닙니다.

fotomani 2015. 11. 28. 13:26

지난 번 소힘줄(스지)탕이라고 올려서 어리둥절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힘줄이라는 게 별 것 아니라 보통 국밥에 사용되는 고기는 보통 힘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고기가 익으면 결 사이로 투명하게 보이는 부분이지요.

국거리로 사용되는 사태, 우둔, 양지에 이런 힘줄이 붙어 있으며, 이런 결체조직에는

아미노산과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합니다.



장암에 있는 <우牛리나라>란 고깃집 국밥입니다. 사진에서 가운데 아랫쪽 고깃덩이가 

약간 투명한 듯 보이지요. 바로 이런 게 힘줄입니다. 오래 끓일수록 부드러워지지요.

이 집 국밥은 캡사이신을 따로 넣는 지 청양고추를 다져넣었는 지 시뻘건 국물이

얼큰해서 땀이 뻘뻘납니다. 중독성이 있지요. 해장으로 왔답니다.



다시 한번 고기가 많이 붙은 힘줄을 사왔습니다. 사실 등갈비를 사러 갔다가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해체해서 핏물을 뺍니다.



잘게 썬 이유는 푹 익혀 나눠 놓고 국을 끓이든 찌개를 끓이든 그때 그때 넣어 먹을 요량

입니다. 한번 끓인 물을 버리고 월계수잎, 후추가루, 마늘, 계피가루 조금, 생강 한 조각을

넣어 푹 끓입니다. 점점 간단해집니다.



허옇게 보인다 해도 힘줄은 비계가 아니므로 끓인다고 기름이 그리 나오지 않습니다.

압력솥에 넣고 힘줄이 부들부들해질 때까지 푹 익혀서 저렇게 갈라 놓습니다.

뭐를 하든 이 걸 기본 재료 삼겠다는 거지요.



요즘 섬유질에 삘이 탁 꽂혔습니다. 소힘줄에 추가로 소고기 조금 더 넣고 시래기, 콩나물을

왕창 집어넣고 거기에 두부, 된장과 마늘, 청양, 고춧가루 넣고 푸욱 끓입니다.



그렇게 끓이면 채소도 부들부들해져서 까칠한 목구멍을 잘 타고 흘러 내려갑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건더기가 많으니 장에 좋고 밥을 안 먹어도 든드은하지요.



이번엔 냉이와 배춧잎을 넣고 푸욱 끓입니다.



아래 순두부는 어떻습니까? 괜찮지요?



국밥하면 장터국밥이 생각날 정도로 서민적인 음식이고 만드는데 정형이 없는 

자유분방한 음식입니다. 시래기도 넣고 우거지도 넣고 김치 하다 남은 배춧잎도 넣고

선지도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장터에서는 장이 열리는 동안 계속 끓여 뜨끈한 국물을 

언제라도 쉽게 뜰 수 있어야 하니 건더기는 당연히 흐물거리게 마련이고 이게 끼니로는 

물론, 술안주로도 해장용으로도 두루두루 격식을 차리지 않고 어울리니

오지랖 넓기가 꼭 저같습니다.



위 사진은 삽교 한일식당 국밥입니다. 덕산 막걸리와 같이 먹으면 죽여주지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밥은 이래야 된다는 게 없습니다. 그저 있는 재료로 푸욱

끓여서 목구녁이나 위에 부담 주지 않으면 그뿐읹 게지요.

사족을 달자면 국밥하면 전 이 삽교 한일식당과 우리나라 국밥 그 둘을 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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