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나는 오늘 제일시장으로 간다.-3.3보리밥뷔페

fotomani 2019. 2. 25. 09:29



설 연휴 걷기로 관성이 붙어 그 주 일요일(2/10)에도 집에서부터 의정부까지 중랑천을 따라 걷습니다.

우리 동네 초안산 공원입니다. 왼쪽은 북한산 오른쪽은 도봉산입니다.



서울 창포원 너머로 보이는 도봉산



오랜만에 찾았더니 새로운 풍경을 만납니다. 대전차 방어벽을 개조하여 

평화문화진지라는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 좋네요.



중랑천에는 아직 방어 구조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 옆 체육공원입니다.



수 년 동안 콘크리트 구조물만 흉물스럽게 서있더니 새로운 주인을 만나 <아일랜드 캐슬>이라는

리조트가 생겼습니다. 



한번 들어가 보고픈 연립주택. 전망 좋은 방이란 영화가 얼핏 떠오릅니다. 제목만. ㅎ



오랜만에 이곳을 왔더니 경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봄이 되면 걷기 좋을 듯 합니다.



의정부 경전철입니다. 노선은 U자형으로 여기 발곡역(회룡역 부근)과 민락동 탑석역이 종점입니다.

양 종점 사이 3 km만 이으면 시내와 신시가지가 이어지며 자연스런 순환선이 되고

서울로 빠지기도 쉬운데 왜 저렇게 불편한 U자형으로 노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리버드가 늦게 나왔더니 사진 배경이 달라집니다.



나처럼 혼자 걷는 게 엄두가 안 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 먼 곳으로 가 혼자 걷는다는 게 엄두가 안 난다는 것이겠지요.

오래 전 이경규 몰래카메라 주인공으로 김홍신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김홍신의 대담 프로그램에 남편이 수시로 '가출'한다고 불평을 쏟아내는 아주머니가 출연했습니다.

깜짝 놀란 김홍신이 눈치를 보며  '그럼 한번 가출하면 얼마나 있다 들어 오냐' 물으니 

태연하게 '아침에 가출했다 저녁때 들어오지요. 맨날,' 합니다.

혼자 걷는다는 게 별 거 아닙니다. 우린 매일 혼자 걷고 있습니다. 일상사라 느끼지 못하는 거지요.

집 근처부터 시작해서 점점 범위를 넓혀나가다 보면 1박 2일 일정으로 걸어보고 싶으실 겁니다.

대한민국 어느 곳을 가도 여차하면 당일에 돌아 올 수 있으니 보금자리를 떠났다 불안하실 필요 없습니다.




요즘은 거리가 많이 줄어 거의 10 km 전후입니다. 그간 게으름을 많이 피웠군요.



제일시장은 규모가 상당히 커서 장 보러 나오는 유동인구도 많지만 먹거리로 통닭, 칼국수가 유명합니다.

물론 바로 곁 서울 명동 같은 젊음의 거리로 가면 먹거리, 볼거리가 더욱 더 풍부해지지요.



반찬가게도 큰 시장답게 다양합니다. 나물 6가지를 1팩으로 만들어 놓아 그거 하나 삽니다.



간장게장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저렇게 산처럼 쌓아 놓으니 괜히 사고 싶습니다. 아니되옵니다~



먹거리 광장도 볼만 합니다. 관심이 먹는 것 뿐이군요.



여기를 코스로 잡은 이유 중 하나가 의정부 제일시장 내 보리밥 뷔페 때문입니다.

이 집에 대한 평가는 온라인 상에 거의 찾아 볼 수도 없고 다음 지도에서나 딱 하나 나옵니다.

리뷰에 나물이 많고 보리밥이 있다는 점이 나를 이끌었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보자마자 침이 사정 없이 분출됩니다.



알 배추도 상치도,  저 앞에 각종 초 절임들



볶음, 무침류 들 반찬들이 웰빙, 웰빙을 외치는 것 같습니다.



달걀찜과 샐러드 등



멸치 같은 조림을 빼고 동물성은 딱 하나 제육볶음입니다.



얼핏 매실인가 했는데 방울 토마토 장아찌입니다.

여기 초절임들은 모두 사장님이 발효시킨 식초와 간장으로 직접 담근 거랍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래 동치미, 짠지입니다.



이것도 맛있어 몇 번 갖다 먹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풋고추 초절임입니다.



벽에 '밥은 적게 야채는 많이'라고 썼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선 허겁지겁 비빔밥부터 만들어 먹습니다.



젓가락으로 비비고 숟갈로 비벼서 아웅~ 보리쌀의 매끄러운 질감이 점막을 간지릅니다.



방울토마토 장아찌과 깻잎, 푸성귀들이 리필을 부릅니다.

다음 주에도 다시 갔는데 아쉽게도 방울토마토가 다 떨어졌답니다.



근처 꽤 큰 사우나에서 2시간 정도 보낸 뒤 근처 식자재마트를 찾으니 완탕을 만드는 <훈둔>이 있습니다.

제가 오래 생전 처음 먹었던 완탕 식감이 나올 듯 합니다.



완탕이 해장으로 잘맞는다는 이유는 얇은 만두피에 있습니다.

얇은 만두피에 만두소를 티스푼 하나 정도 쬐끄맣게 넣고 만두피를 치마처럼 넓게 펼쳐지게 빚습니다.

이걸 끓이면 만두피가 입안에서 하늘하늘 돌아 다니지요. 부드럽게 감싸듯 목구멍으로 넘어 갑니다.

그런데 냉장실에 며칠 묵은 뒤 먹으니 만두피 들이 들러붙었습니다.

 볼품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하나 씩 떼어 끓여 놓으니 눈과 입이 즐겁습니다.

위에 고명은 물렁한 육포인데  이것도 사연이 많습니다. 완탕과 함께 언제 한번 따로 포스팅하지요.


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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