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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돼지갈비

fotomani 2015. 2. 2. 13:15


지난 번 돼지 등갈비를 먹으며 아쉬웠던 점이 살점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는데

돼지갈비 판다는 집을 가면 설탕에 캐러멜이니 쵸코렛을 넣어 아가들 좋아하게 만들고

1인분에 갈비 한 대와 엉뚱한 갈비 아닌 갈비살이 세트로 나오니

골막까지 뜯어먹을 재미와 자유를 빼앗아 가버려 여간 섭섭한 게 아니었습니다.


(돼지 등갈비-살점 많은데 없소?

http://blog.daum.net/_blog/hdn/ArticleContentsView.do?blogid=0DWnS&articleno=70373&looping=0&longOpen= )



그래서 등갈비가 아닌 살점  많이 붙은 돼지갈비(1-5번)을 구입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2근 정도 구입했습니다.

칼로 대충 무식하게 옛날 먹었던 연탄 돼지갈비 모양처럼 거칠게 저미고 칼집을 내고

골막을 이빨로 뜯다 갈비가 앞자리로 날라가는 불상사가 없도록 

벗겨먹기 좋게 한쪽으로는 뼈까지 칼집을 내줍니다.

갈비 단면이 등갈비처럼 동글지 않아 보기 좋고 푸짐한 살점이 맘에  듭니다.



일단 1시간 정도 핏물을 빼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었는데

제가 마늘을 좋아해서 좀 과하게 다져넣은 게 실수였습니다.

원래 새로운 종목을 시도할 때에는 항상 머리 속에 우겨넣은 과욕이 문제입니다.

찜을 하면 마늘이 많아도 괜찮은데 구이는 마늘 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더군요.

그냥 간장양념 정도만 할 껄---



그냥 구워도 되지만 돼지 잡내도 더 없애려고 한번 끓여서 물을 모두 버리고



내가 해놓으면 그래도 아뭇 소리 않고 먹어주던 유일한 팬인 아들이 살림 나가서

한번 먹을 만큼씩 비닐에 나누어 넣어 냉장고 속에서 양념이 배도록 합니다.



비주얼은 끝내줍니다. 잘 뜯어질 것 같지요?

그러나 위에 말한 것처럼 마늘 냄새가 너무 강합니다.

씻어서 양념을 다시해? 귀차니즘으로 포기합니다.

귀차니즘은 발명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머리존 사람들은 마니 게으릅니다.


어떻게 저렇게 구웠냐고요?

70년대 이전 세대들의 공통점은 식기세척기나 마찬가지로 가스오븐을

처음 장만했을 때 한 두 번 사용하고 만다는 겁니다.

오븐요리가 익숙하지 않거나 그 넓은 챔버 안에 생선 한 두 마리 넣고 가스로 굽는 걸

용서할 수없는 타고난 알뜰함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세척기는 식기 보관함이 되고 가스오븐은 레인지 개비할 때

단순한 기능의 가스레인지로 바뀐다는 것이지요.

그 덕분에 뒤늦게 요리에 맛들인 남편은 직화냄비로 갈비를 굽니다.

생각보다 집안에 냄새가 별로 나질 않아서

소올솔 고등어, 꽁치, 삼치, 조기들이 눈앞에 어른거리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배추국, 주먹밥과 함께 곁들여 간단히 점심으로 한 끼  때웁니다.

마늘 맛 때문에 남아있는 갈비가 부담이 되기 시작하는데 이걸 김치찌개로

만들어 먹으니 기름기도 적고 씹는 식감도 의외로 좋습니다. 

그러나 다음에 한번 더 도전하면 이튿날도 맛있게 돼지갈비'로' 들 수 있을 겁니다.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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