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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래도 되는거니?-민들레처럼

fotomani 2015. 4. 15. 08:47


로또가 되면 인생역전 될 것처럼, 심장마비가 와도 좋을 것이고 

떨어지는 벽돌에 맞아 죽으면 가장 행복하게 죽는 방법이겠으나

이런 일들은 나에겐 열번 다시 태어나도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지요.

꿈도 야무지지---


그러나 살다보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로또 5만원짜리가 된다든가 

예쁜 아줌마가 자리를 양보한다든가 하는 그런 일들은 아주 간혹, 가뭄에 단비처럼

내 기분과 상관없이 일어날 만한 사건이 되겠는데 이번 일이 그랬습니다.

원래 복이 없는 사람은 작은 거에 호들갑을 떨게 마련입니다. 황송한 거지요.



대학로라는 곳이 젊은이들 천국이니 저 같은 사람이 갈 일이야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혹 갈 일이 생긴다면 먹을 게 좀 걱정되는 곳입니다.

가격이야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다 해도 젊은 사람들 취향이라 

깨작이는 그런 안주를 감내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데를 안 들어가려고 버티다 민들레 영토가 연상되는 <민들레처럼>이라는 

1층은 카페, 2층은 음식점겸 주점인 곳으로 들어 갔습니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뜰과 베란다에도 테이블을 갖다 놓았습니다.

점점 맛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이쁘긴하지만 향토음식점 분위기에 '아- 잘못 들어왔구나--' 생각이 들려하는데...



아니! 이거이 뭡니까?  막걸리 안주 같기도 하고 소주나 맥주 안주 같기도한

특별한, 푸짐한, 깔끔한 잔치상 안주? 

대략 어묵탕, 부추전, 도토리묵, 통북어, 골뱅이 무침 등등... 게다가 3만, 2만?

'이렇게 나올 수 있다고?',  "그래? 푸짐한으로 함 줘봐 "



먼저 드시라고 마른 안주가 나옵니다. 칠레산 오징어(문어라고 팔지요), 땅콩, 즉석과자.



마른 안주를 드시고 자시고 할 새도 없이 B-52 폭격기가 폭탄투하 하듯

남자 알바 여자 알바가 번갈아 가며 좌르륵 순식간에 음식 접시를 테이블에 떨구고 갑니다.

그렇다고 마르거나 식은 음식은 아닙니다. 마른 안주는 서비스라 쳐도

음식이  덩치가 있는데 한 접시에 만원 꼴이 안되겠습니까? 그것 만해도 5만원. 

비주얼에 일단 입이 벌어집니다.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면면을 살펴 보지요.



도토리묵 무침.



얼음 속에 떠 있는 황도. 



통북어. 일반 북어처럼 살이 제멋대로 뜯어지질 않고 껍질이 쉽게 발라지며 

살이 온전히 통째로 떨어집니다. 



어묵탕. 어묵의 질이 그리 높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게 어디야?

해물이 들어간 부추전은 가성비에 감탄하느라 흔들려서 올리지 않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다 동동주 먹는데---?

그래 안주가 이리 황송한데 동동주 하나 시켜줘야지. "여기 누룽지맛 동동주 하나!"



맛이요? 잔소리 하지마세요. 이렇게 나와 주는데...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평하면 안되지요. 그래도 거의 다 비웠습니다.

술을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꽃이 나를 유혹하는 듯이 보입니다.

술 먹으면 다 그렇게 착각하는 거야---.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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