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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돼지갈비?

fotomani 2017. 1. 24. 08:58

갈비뼈에 붙은 갈비살만으로 돼지갈비를 만드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런 돼지갈비를

접하면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며칠 전엔 피마골 모 생선구이집에서 먹은 

고등어구이 살이 뭉그러져서 주인장께 들어보라 했더니 숙성이 너무돼서 그렇답니다. 

생선구이를 숙성해서 군다고요??? 우기면 통하는 걸 너무 많이 봐오셨군요.

이게 바로 비정상의 일상화 때문 아닐까요?



돼지갈비구이를 처음으로 먹어본 것은 1970년대 초 제주항 조그만 대포집에서였는데

드럼통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지금처럼 넓게 저민 돼지갈비가 아니라 뼈에 붙은 고기

덩어리를 칼집만 넣어 구워서 신문지 쪼가리로 집어 먹는, 그야말로 잡고기가 안붙은 

진정한 돼지갈비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뼈가 붙은 순수한 돼지갈비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아마 그때 맛있게 먹었던 추억때문일 것입니다.



손님이 와서 지난 번 갔던 종로 6가 우정횟집으로 향했으나 좁은 홀은 이미 사람들로 

만석이어서 그 부근 <평원숯불갈비>라는 허름한 고깃집으로 향했는데 웬 사람이 그리 많은 지 

아래 층은 자리가 없고 이층 귀퉁이에 겨우 자리를 비비고 들어앉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돼지갈비가 나오는데 가만 보니 흐~ 잡고기가 붙지 않은 온전한 돼지갈비입니다.



한 가지가 이쁘게 보이면 다른 것도 다 이쁘게 보이는 법인가요?

곁들여 나온 반찬들이 화려하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겉절이, 파무침, 양파부추간장, 오~ 썰지 않은 통마늘...



겉절이도 금방 무친 것처럼 싱싱합니다.



예쁘게 칼집을 잘 넣어 놓은 갈비...



술을 많이 하지 않으실 건지 물으며 답도 듣지 않고 서비스로 음료수를 제공합니다.




맛있게 익기 시작합니다.



깻닢에 고기 한점 올려놓고 파무침과 양파, 쌈장을 묻힌 통마늘을 올리고...  

으음~ 입꼬리가 귀로 향합니다.



뒷쪽 단체손님들이 수시로 '위. 하. 여!', 완존 군대식으로 절도있게 복창을 하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손님과 따라서 '위. 하. 여'하다가 금새 고기와 술이 없어집니다.

2인분만 먹고 밥먹자니 그렇고... 1인분만 더 시킬까나?

"아줌마, 나 1인분 시켰는데...??"  더 준 거랍니다. 윗 사진의 2인분에 견줄만한 양입니다.



양념국물이 아까와 밥 한 그릇 시켜 밥을 덜어내고 거기에 양념장과 마늘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 밥과 함께 비벼 먹습니다.


갈비구이나 치킨을 먹을 때 신세대와 쉰세대가 먹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 지 아시나요?

신세대는 가위나 이빨로 뼈에 붙은 살을 '게으르게' 발라먹어 뼈에 살이 덕지덕지 남고 

쉰세대는 이빨로 근막까지 발라먹어 나중엔 뼈만 하얗게 남습니다. 

닭이요? 50줄에 들어간 제 후배랑 닭 한 마리를 먹어도 차이가 납니다.

 내가 닭날개를 좋아하니 닭날개는 내 차지가 되고 살이 퍽퍽한 닭다리는 후배차지가

되는데, 살뜰한 후배님은 절 위한답시고 입으로 뜯어먹다 남긴 닭다리가 아닌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서 위생적으로 살이 조금 남은 닭다리 뼈다귀를 

저에게 '공손하게' 내줍니다. '형님 좋아하시는 관절 여기있다'고요.

내가 관절 뜯는 걸 좋아한다는 걸 잊어버리지도 않고 알뜰하게 챙겨주는 바람에

뿌리치질 못하지만, 이거 고맙다고 덥썩 먹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그래서 아무리 먹고 싶든 자식을 위해서 양보하는 것이든 어두일미는 장소나

사람을 가려서 해야지 습관되면 시도 때고 없이 생선대가리나 뼉다구가 들어옵니다.



고기가 덜 익어 말한 것처럼 살을 깨끗이 발라먹진 못했네요. 

계산을 하려 내려오니 젊은 사장이 '단체 손님때문에 시끄러웠지요?'하며

소주 한병은 서비스하겠답니다. 그래서 추가 돼지갈비 양이 많았었나?

음식값의 고하 간에 손님을 배려해주는 씀씀이가 마음에 들고 '진실한' 돼지갈비가

손뻗으면 닿는 곳에 있다는 느긋함에 다음 날까지 배가 든드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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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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