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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향단이가 왔다네~

fotomani 2017. 3. 13. 09:08



이번 고등모임 1수는 방산시장에 있는 작은 일식집으로 정했습니다.

전에 형과 함께 동태탕을 먹고 지나다 한번 가보라고 소개를 받았던 곳입니다.

1수 회원들은 실속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군소리 없이 달려가시는 분들이긴 하지만

분당에서까지 마다하지 않는 걸 보면 제가 정하긴 했어도 존경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청계천 5가 근처 방산시장 골목은 윗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박스, 포장재, 비닐류,

벽지, 요즘에는 베이커리 재료와 팬시용품 등 도소매상이 밀집한 곳입니다.

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들어가니 광어 서더리로 장식한 냉장 쇼케이스가 우리를 반깁니다.



광어껍질과 복어껍질 무침. 멍게, 문어대가리 숙회, 피조개, 톳나물.

입가심으로 맥주 두병과 소주를 시킵니다. 잔을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목이 말랐는지

 앞에 앉은 총각회원이 나발을 불고 있으니 아줌마가 손사레치며 맥주잔을 가져다 줍니다.

어디선가 '놔둬요 아줌마, 그 사람 잘 빨아요~'

부언을 하자면 총각회원은 색소폰을 잘 붑니다. 물론 뽕짝이지요. 그 버릇 어디 가나요?



복어껍질과 광어 배 쪽 껍질무침



광어회를 먹어도 껍질은 생소합니다. 얼마나 큰 광어였던지 손가락으로 펼쳐서

들어올리니 이건 마치 가죽 원단입니다. 




피조개도 옹근 것을 반토막 냈습니다.



이집 회는 선어회입니다.  아침에 잡아 숙성시켜 저녁 때 낸답니다.

4명당 중자 하나씩 두 개 시킵니다. 모둠회가 금방 나올텐 데도 이 사람들 그동안 

굶기라도 한 듯 그 짧은 시간에 밑반찬 만으로 아귀아귀 벌써 몇 병째 까고 있습니다.

밑반찬이 실하다는 얘기인가요? 너 맘에 든다는 것일까요?

메밀국수 먹는 것도 아닌데 갈은 무도 함께 나옵니다.



두터운 뱃살. 10 mm까지는 안돼도 거의 그 근처 갑니다.



색깔과 질감, 윤기 모두 조옷습니다.

그런데 활어회가 비쌀까요? 선어회가 비쌀까요? 아마 끝없는 논쟁이 될 겁니다.



된장으로 한점.



무더운 여름 저녁 기지촌 골목에서 거리의 여자가 장의자에 앉아 치마를 들추며

부채질 해대는 게 연상되는 김밥입니다. 분, 노, 초, 까, 색깔때문에 그랬을까요?

미리 준비한 듯 성게알은 좀 마르고 생선튀김은 눅눅하지만 알은 맛있습니다.

스위트 콘이 안나와서 그나마 다행.



대륙출신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전복 내장도 엄청 큽니다.



숟가락에 가득찬 내장. 기괴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집은 광어나 피조개나 전복이나 대물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기죽게...



새우구이와 가자미 튀김.



손으로 뚝 자르니 따끈한 김이 오르는 바삭한 가자미, 고거 입맛 돋구네.



그릇마다 허겁지검 걸신 들린 것처럼 깨끗이 비우며 먹고 있으니 이쁘게 보였는지 

적지 않은 서비스 회를 덤으로 갖다줍니다. 

아무렴 음식은 깨작거리지 말고 먹어줘야 준비한 사람이 기분 좋은 법입니다.



광어서더리 맑은 탕.



대구 등뼈를 연상시키킬 만큼 굵은 광어 뼈다구.

가격이 좀 되더라도 구색맞추기가 아니고 싱싱하고 실하게 나오면 기분 좋은 법입니다.

회와 사이드디쉬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밥까지 2인에 한 그릇씩 먹고 나서야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젓가락을 놓습니다.



이미 7시경 파장한 시장골목으론 너희들만 배채웠냐고 시샘하는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지나갑니다.



비어할레의 2차 맥주가 광장시장의 예쁘장한 카페에 홀려 커피로 바뀝니다.



춘향이와 향단이를 머리 속에 그리며 되새김질하는 걸까요? 되삭임질하는 걸까요?

표정들이 느그읏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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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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