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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라-훈이네 분식/백반

fotomani 2022. 3. 4. 12:41

어느 유튜버가 청량리를 중심으로 먹을만한 백반집들을 올려놓았습니다.

식충이인 나로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 있어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가

어제(3/3) 시간이 나 안동국시가 있는 경동시장 지하상가부터 먼저 가보았습니다.

윗 사진은 해마실이라는 한식뷔페로 밀키트까지 만들어 파는 식당으로 가장 궁금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손님 맞을 준비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지하상가 전주백반이란 곳을 가니 1인분은 안된다고 매정하게 자릅니다.

다시 밖으로 나와 옥자식당이라는 곳을 찾았으나 길눈 밝은 나로서도 '옥자'가 어디에 숨어들었는지

지도에 잘못 올려놓은 것인지 도무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마지막 희망으로 <ㅇㅍ식당>으로 가니 메뉴가 백반 딱 한 가지뿐입니다.

허름한 식당 분위기와는 달리 깔끔하게 작은 조기 두 마리와 반찬이 올랐습니다.

강원도 막장 같은 된장찌개에도 건건이가 넉넉하게 들어 있으나 전체적으로 개성이 없고 심심합니다.

예절 바르고 단정한 사람이 항상 매력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추장아찌 무침과 조기로 막걸리 한 병 비웁니다. 다른 반찬이요? 물론 거의 다 먹었습니다.

제가 반찬 남기는 꼴을 못 봅니다.

백반 값 7천 원이라는 가격이 비싼 가격이 아니긴 하나 밋밋한 맛에 4 천 원 막걸리 한 병 등에 지니 

갑자기 '범사에 감사하라'는 경구가 맴맴 돕니다. 

쌀 때와 추스르고 나서 생각이 달라진다는 건 진리입니다.

요즘 소꿉장난처럼 짭짤한 반찬 곁들인 백반이 더 끌리는 걸 보면 늙어가는 게 틀림없습니다.

경동시장 백반을 먹어보니 '뭐야? 우리 동네 백반집도 괜찮았잖아?'

손녀랑 함께 사는 할마씨 가게 메뉴판입니다. 백반 6천, 찌개류=백반 +1천, 볶음 조림류=백반 +2천.

할마씨께 시켜 먹으려니 아무리 손님이라도 괜히 미안해질라 합니다.

순두부찌개를 시키면 한 시간쯤 걸리려나? 꾹 참고 기다려야지. 그러나 그건 기우였습니다.

재빠르게 만들어 근력 좋게 쟁반을 번쩍 들어 갖다 줍니다.  찌개 대신 국이 오르면 백반이 됩니다.

도라지 무침, 마늘종 볶음, 고등어 튀김이 맛깔지고, 순두부가 은근히 양이 돼 밥을 좀 남겼습니다.

순두부찌개는 매콤하게 고추기름이 뜨면 더 존데~~

 

오징어볶음을 시키면서도 알갱이 씹힐 정도로 조미료 듬뿍일까 염려스러웠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단짠이나 맵지 않고 간간해 안주로 느긋하게 음미하며 반주하기 딱 좋습니다.

오이김치, 무생채가 시너지 역할을 확실히 해줍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백반집 기본 메뉴지요.

뭐가 돼도 좋지만 아무래도 식당에서는 심심한 것보다 약간 간이 세야 먹은 것 같습니다.

예전엔 여행 다니다 반찬 많은 집을 보면 '와~~' 소리가 절로 나오며 엄지 척했는데

요즘은 가짓수가 좀 적더라도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그릇 하나에 잔반을 모아 치우는 걸 보면 기분 좋아집니다.

맛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지만 잔반 처리만 잘해도 '범사에 감사하게' 됩니다.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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