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철쭉, 백사마을, 들깨 칼국수

fotomani 2024. 4. 26. 08:35

 

우리 동네 주변에 서울을 대표하는 산들이 많다 보니 꽃피는 계절이 오면

나도 모르는 축제가 많이 열립니다.

지난 일요일(4/21) 우연히 불암산에 철쭉동산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그날이 바로 축제 절정기였습니다.

'저게 꽃값이 얼마야?' 할 정도로 넓은 면적에 철쭉 카페트을 깔아 놓았습니다.

9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동산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채널+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불암산 철쭉동산과 그 옆에는 불암산 산림 치유센터가 들어서 

몇 년 전 불암산을 통과하는 둘레길을 걸었는데도 이젠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기억의 흔적을 더듬어 가다 불암산 정상 쪽으로 올랐다 다시 내려오는 착오도 있었습니다.

맥이 빠져 평소 가보려 했던 을지병원 곁 <신가네 칼국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을지병원 쪽은 초행길이라 헷갈리는데 마침 올라오는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이 아래가 바로 그 유명한 백사마을이랍니다.

백사는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중계리 산 104번지(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60년대 말 도심개발로 도심의 판자촌 주민들을

성남, 상계, 이곳 중계 등으로 강제 이주 시켰었지요.

천막 하나에 4가구가 살도록 하였고 기반시설은 전혀 돼있지 않았습니다.

교통이 열악하여 통금 전후로 막차 타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합니다.

2017년부터 재개발이 예정돼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아직도 빈집들로 방치돼 있습니다.

주거지보전사업 등 복잡한 문제가 얼켜있어 그렇다 하는데

폐촌을 보며 강제 이주와 재개발이 과연 이들을 위한 정책이었는지 답답해집니다.

대낮인데도 인적 없는 마을 골목길에 붙여 놓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유령처럼 섬뜩해 보입니다.

 

 

 

몇 개월 전 들깨옹심이에 삘이 꽂혀 가까운 곳에 없나 검색해 보던 중에 걸려든 곳으로,

유명한 집인 만큼 댓글도 극과 극입니다.

그래도 한번 들러보고자 했던 곳인데 오늘 우연찮게 그 기회가 닿은 것입니다.

키오스크로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주문을 하면 카톡에 등록되었습니다.

실내는 유명세에 비해 상당히 좁은 편이었고 음식 값은 비싼 편이 아니었습니다.

쏘주 3천 원이 강렬한 타격감을 주었습니다.

 

 

유명한 만큼 들깨도 곱게 갈아 입안에서 입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간이 돼있어 조미료가 필요 없었습니다.

옆 자리 빨간 티 혼술 아저씨는 보리밥 안주로 막걸리를 자시더니

수육이 한 접시 나오며 또 쏘주를 시킵니다.

쏘주를 따고서도 수육은 거의 건드리지 않아 양 조절이 걱정 됐습니다.

내가 김치 리필을 시켰는데 갑자기 내 빈 접시를 들어 종업원에게 주어

내 속마음을 들킨 듯했습니다.

마치 '남 걱정 말고 김치나 드시오, 알아서 먹을 테니...' 하는 듯했습니다. 

닥다리 티스토리블로그

https://fotomani.tistory.com/

<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