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당첨될 리가 있나?

fotomani 2021. 10. 25. 08:15

일교차가 심해진 가을, 주제 파악도 못하고 얇은 이불에 반바지 입고 자다

다음 날(지난 수요일) 일어나 보니 으슬으슬 전형적인 몸살 기운입니다.

오후가 되어도 다른 감기 증상은 없이 37도 전반 열이 지속됩니다.

'내일까지 기다려 봐?' 하다가 구차해지는 것 같아 강북구청 선별 진료소로 갑니다.

다음 날 1시 전후로 검사 결과를 보내준다는데 집안 구석에 처박혀 있기도 그렇고

단순한 몸살일 거라는 확신이 90% 이상 들긴 하지만 체온계를 배낭에 집어넣고

사람들을 피하며 한적한 중랑천변을 조금 걷기로 했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도 나처럼 몸살이 걸렸는지 방전이 되었는지 꼼짝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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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살 걸렸다고 아침 풍경이 변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해는 떴고 사람들의 일상은 변함이 없습니다.

큰 일교차를 말해주듯 중랑천엔 물안개가 끼었습니다.

며칠 사이에 느티 잎이 누렇게 물들었습니다.

단풍잎은 일률적으로 붉게 물들지만 느티나무나 참나무 잎은 노란색에서 붉은색까지 

스펙트럼이 넓어 제가 좋아하는 풍성한 가을 풍경에 한몫합니다.

9시 전에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문자가 들어옵니다.

로또 4등도 안되는데 이게 당첨될 리가 없지.

내심 여러 사람께 폐 끼치는 것 아닐까 했는데 다행입니다.

 

뜨끈한 칼국수나 먹어야겠습니다.

이 집은 멸치 칼국수와 수제비를 잘하는데 옆에서 먹는 들깨수제비가 나를 유혹해 그걸 시킵니다.

그런데 몸살을 날려버릴 정도로 뜨끈하거나 얼큰하지 않습니다.

음식 고를 때 곁눈질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기왕 온 김에 간단히 장을 봅니다.   놓쳐버린 뜨끈 얼큰을 머릿속에 그리며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꼬치어묵, 파프리카, 싱싱한 생물 오징어를 삽니다.

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냅니다. 파 채칼로 하면 모양 좋게 칼집 낼 수 있습니다.

냉동실의 새우와 전복을 꺼내고 야채와 청양고추를 더해 칼칼한 짬뽕을 만들어 이른 점심으로 먹고

땀 내러 일찌감치 뜨끈한 이불속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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