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93

혼술용 도심 순댓국-청와옥/농민백암순대

지난해에 부드럽게 지나 줘서 그에 대한 앙갚음인가요?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남산이라도 조금 걸어볼까 하다가 포기합니다. 대신 어제 친구와 함께 먹은 알콜을 중화시키기로 했습니다. 무작정 나와 4호선에 올라타 어디로 갈까 하다 을지로 3가 순댓국이 생각났습니다. 유리창에는 웹튠도 보기 싫어하는 나에겐 너무나 어렵게 백과사전식으로 뭐라 뭐라 적혀있습니다. 채널 카톡친구로 추가해 주시면 어떨까요? ㅎ http://pf.kakao.com/_hKuds/chat 앞 테이블에서는 연식이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서 폰카에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 나이의 무게를 잊고 벌떡 일어서게 했을까요? 바로 이 것 때문입니다. 그냥 접시에 담아내는 정식이라면 될 것을 편백(히노끼) 정식이니 뭐니 호들갑 떠는 것 같아 난 그냥 ..

먹기 2021.07.30

연변곰탕 vs 한국곰탕

전에 산서 소고기 도삭면으로 해장한 게 만족스러워 이번에도 그곳으로 가려다 '소탕'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음식이 있다 하여 그곳을 찾기로 했습니다. 채널 카톡친구로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벽에 붙은 메뉴판에는 치기 어린 소탕 대신 '우육탕반'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조금 낫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여사장님은 내가 옆 테이블 일행인 줄로 알았는지 몇 번을 불러도 눈길을 주질 않습니다. 가져온 소탕은 소는 커녕 고수로 덮인 미나리꽝입니다. 고수를 들추고 가라앉은 건더기를 떠올리니 수북이 올라옵니다. 한식당에서는 고기의 '고'字 냄새만 맡아도 몇천 원씩 프리미엄이 붙는데 쇠고기 도삭면과 마찬가지로 푸짐한 소고기 양에도 불구하고 착하게도 '특'자가 붙질 ..

먹기 2021.07.20

東선어 西선어- 송도회집

은평구 서부병원 부근에 위치한 조그마한 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집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보았지만 오후 3시인데도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세네 번 째야 '지금 통화 중이오니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십시오' 멘트가 나오고 다시 감감. 통화 중이었다니 사람 있겠지 하며 4시 조금 넘은 시각에 들르니 불 꺼진 실내에 문이 꽉 잠겨 있던 게 지난 주였습니다. 다음 주 예약을 하고 들르며 '며칠 만에 겨우 성공했다'하니 앞자리 손님이 자기는 세 번째 만이랍니다. '로또 맞은 건가?' 예약 없이 오는 손님은 거의 모두 발걸음을 돌리고 옆자리 손님들은 단체 흡연을 위해 자리를 비웠습니다. 채널 카톡친구로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예약된 자리에 앉으니 잠시 후 안주 못..

먹기 2021.07.15

망했어요 우리 동네 고깃집-동적불고기

지난번 동네 고깃집 '북새통'을 소개하고 나니 바로 집 앞 라는 집이 '나도 나도'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가성비 좋다는 말이지요. 이 집 대표 메뉴 양념 소갈빗살입니다. 주문을 하면 저울에 600g을 달아 그 자리에서 양념해줍니다. 언뜻 보면 점액 비슷한 양념인데 과일, 양파, 마늘, 파인애플을 갈아 만든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질기지 않고 단맛이나 짠맛이 강하지 않아 제 입맛에 맞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제대로 된 불판을 놓고 구워 먹는 불고기가 먹음직스럽습니다. 요즘 불고기는 뚝배기에 고기와 육수를 왕창 집어넣고 끓여 불고긴지 고기전골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이런 불판에 구우면 육즙이 육수로 흘러들어 여기에 냉면 사리(불사리)나 당면을 데워 먹으면 별미이고 구멍으로 불길이 새어 나오..

먹기 2021.06.24

간장, 흑초와 바꾼 해장

지난번 반해버린 산서 도삭면으로 해장하려 전날 숙취를 달고서 대림시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른 시간인지라 문을 열려면 1시간 정도 지나야 될 것 같습니다. 시장 안 만두전문점 간판 아래 빨간면이 나의 눈길을 끕니다. 당당 당면국수? '시큰하고 얼얼한 매운맛, 양귀비도 즐겨먹던 그 음식, 쏸라펀(사천 충칭 먹거리랍니다)' 채널 카톡 친구로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찐득하니 기다리지 못하고 만두전문점으로 들어가 우선 소룡포를 하나 시킵니다. 간장에 식초를 넣으려다 흑초라 쓴 식초병이 있어 그걸 넣어 찍어 먹습니다. 아~ 이거 물건입니다. 아무래도 중국 만두소는 나의 취향과는 조금 다릅니다. 부추 고기만두를 시킬 걸 그랬습니다. 초등학생처럼 두터운 껍질에 스며드..

먹기 2021.06.15

치즈 냄새라도 맡고 왔어야지-대명항,라베니체

"우리 내일(6/5 토) 김포 가기로 했었나?" 지난주 김포 친구를 종로로 불러 한잔하며 대명항에 생선회가 엄청 싸졌다는 말에 '그럴 리 있어?' 하는 의구심 반, 날로 먹으려는 도둑놈 심보 반으로 덜커덩 약속을 한 게 얼핏 떠올랐습니다. 대명항은 어떤 때는 생선이 하나도 없고 패류만 있었던 적도 있어 긴가민가 했더니 정말입니다. 도미 2kg짜리 회 뜨는 동안 어시장을 둘러봅니다. 갑오징어, 서대, 심지어 성게까지 보입니다. 채널 카톡 친구로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우리 나이엔 야전에서 먹더라도 어시장 주변 뙤약볕에 자리 잡으면 구질구질하게 보여서 안됩니다. 대신 근처 한적한 공원 구석진 곳에 자리 잡습니다. 경관 좋네요. 조용히, 살짝, 마누라 몰래 돗자리 하..

먹기 2021.06.07

아쉬움 큰 동네 고깃집 둘-북새통/골목집숯불구이

*공지 사항* 그동안 포스팅을 일일이 개인 카톡을 통해 전해 드렸으나 이런 알림은 상대방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이어서 불쾌할 우려가 있어 개인 카톡으로 보내드리지 않고 카톡 채널을 설치하셨을 때만 보내드리려 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자동으로 채팅방이 설치됩니다. 이 채팅방은 1:1 개인 채팅방이며 새로운 포스팅은 자동으로 전해드리게 됩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닥다리로가는길 카카오톡 채팅을 해보세요. pf.kakao.com 폰에서는 카톡 검색(돋보기 아이콘)에 '닥다리'를 써넣고 검색하시면 아래와 같이 결과가 나옵니다. 여기서 채널을 추가하시면 설치됩니다. 토요일은 대부분 오전에 걷고 오후에 친구와 당구 한판 치고 마무리 한잔 합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이라..

먹기 2021.05.26

다 같은 마라가 아닙니다-산서도삭면

내가 오래전 가보았던 독산동 우시장 순댓국집입니다. 고독한 애주가를 자칭하는 허안나라는 개그우먼이 이 집에서 내장탕과 순대를 시켜놓고 쏘주까는 걸 보니 내 입맛도 허당은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어느 일요일 오랜만에 가보니 9시에 문을 열며 칼로 자르듯 아직 안된답니다. 벌써 그 부근에서 혹시나 하며 30분 정도 시간을 죽이고 있던 터라 아쉽지만 다음을 약속합니다. 귀가 중 빨간 내장탕 대타로 '마라'가 생각나 대림역에서 내립니다. 그 유명한 대림역 12번 출구. 영화에서 여기를 배경으로 조선족을 얼마나 흉악하게 묘사해 놓았는지 한동안 거길 간다면 손사래 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때도 음지가 아니었지만 지금도 음지가 아닙니다. 먹는 재미에는 새로운 맛을 찾는 재미도 포함되는 것이지만 실패할까 망설..

먹기 2021.05.17

새벽시장은 농부들께

선재길 걸은 다음 날 강릉 남대천 새벽 농산물 시장을 들르고 곁에 있는 안목 커피거리로 갑니다. 아침으로 중앙시장 부근 생선구이집을 염두에 두었으나 갖 구워낸 캐러멜 페스추리의 고소한 냄새를 뿌리치기 어려워 함께 시킵니다. 요즘 사람처럼 하루 종일 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라 반이 남습니다. 근데 해변의 요즘 사람들은 추위도 안 타나요? 위엔 후드 재킷인데 아랜 반바지에 알타리? 새벽 6시부터 10시 정도까지 열리는 새벽시장은 이곳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방도시에 많이 생겼습니다. 7시경 도착했는데 시장은 벌써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런데 5일장들이 그렇듯 새벽시장에도 전문 상인들이 눈에 띕니다. 심지어 자신이 파는 과일의 산지가 강원도가 아닌 다른 지방 것도 팔더군요. 새벽시장..

먹기 2021.05.03

닭곰탕의 추억- 황평집

대한극장 건너편 인현시장은 내가 다녔던 영희 국민학교(지금 덕수중학교)가 있던 곳이기도 하고 그 당시 집이 이 부근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무척 변해 새 건물들도 많이 들어섰지만 아직까지도 진양상가와 신성상가 곁으로는 인쇄소와 소규모 공장들이 있어 이처럼 아깃자깃 정겨운 이름의 안주를 가진 실비집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인 이라는 닭곰탕 집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원주민은 보이질 않고 젊은이들로 북적입니다. 근방 청국장, 물갈비, 횟집, 삼겹살, LA갈비, 감자탕, 순대집, 쌈밥집 들 모두 유명 맛집으로 등극한 지 오래입니다. 동대문 닭 한 마리처럼 이 부근엔 이란 유명한 닭곰탕 집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양은 냄비에 노계에서 뜯은 닭고기와 함께 국밥을 만들어 펄펄 끓여 내오는데 시뻘건 다진 양념을..

먹기 202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