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93

미리 말씀해 주세요-미각

몇 번 가볼수록 연신내라는 동네가 술꾼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동네입니다. 물론 소위 로데오 거리 쪽은 젊은 분위기이고 연서시장 쪽은 아제 분위기입니다만 경계선이 없으니 월경을 한다 해도 말리는 사람이 없어 홍제천, 불광천을 걷거나 둘레길 걷고 점심 겸 반주하기 딱 좋은 곳이지요. 회춘을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 젊은이 골목으로 들어가니 란 중국집이 보이는데 술안주 가격이 착하고 아깃자깃합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소고기 난자완스를 시켰는데 평소 보던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것보다 묽고 푸짐한 소스와 목이버섯, 각종 야채와 갈색 완자는 색감이 조화를 이루며 하얀 카레 소스 포..

먹기 2022.03.11

범사에 감사하라-훈이네 분식/백반

어느 유튜버가 청량리를 중심으로 먹을만한 백반집들을 올려놓았습니다. 식충이인 나로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 있어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가 어제(3/3) 시간이 나 안동국시가 있는 경동시장 지하상가부터 먼저 가보았습니다. 윗 사진은 해마실이라는 한식뷔페로 밀키트까지 만들어 파는 식당으로 가장 궁금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손님 맞을 준비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지하상가 전주백반이란 곳을 가니 1인분은 안된다고 매정하게 자릅니다. 다시 밖으로 나와 옥자식당이라는 곳을 찾았으나 길눈 밝은 나로서도 '옥자'가 어디에 숨어들었는지 지도에 잘못 올려놓은 것인지 도무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

먹기 2022.03.04

시장통 먹거리래 봤자

내가 일찍 깨는 편이라 '내 생각엔' 우리 식구 모두 일찍 깨는데 대한 거부감이 적습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며 서열이 많이 달라졌겠지만. 오죽하면 옛날 옛날 한 옛날 여행 갔을 때 친구 가족이 일어나는 걸 기다리는 게 얼마나 지루했으면 딸내미가 '아빠, 다음엔 XX네 하곤 같이 가지 마' 했을까요? 그런 얼리버드가 돌아다니니 보통 늦게 여는 일반 식당보다 시장통 해장국을 들게 됩니다. 지난해 공산성에 들렀을 때 육회비빔밥 때문에 먹어보지 못했던 시장통 선지 해장국을 먹어보려고 새벽같이 해장국집으로 가니 11시에나 먹을 수 있답니다. (아래 사진 맨 위) 그래서 먹자골목에서 밥 먹고 나와 쭈그리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백반집에 들어가 순댓국 하나 시켜먹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달아놓은 공주 밤 공장 외상값도 ..

먹기 2022.01.22

재수 좋은 날-육탄집, 목포홍탁

'저녁에 뭐해?' 후배랑 '한잔해'할 때 물어보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지요. 방학동에 란 긴 이름을 가진 실비집이 있어 술친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추위에 옷깃을 세우고 찾아가니 오늘은 휴무랍니다. 된장! 발길을 돌려 안방학동 도깨비시장 쪽으로 향하자니 '형! 여기 삼겹살 있어요'합니다. 메뉴판 삼겹살 값에 놀랍니다. 150g 5천 원. '이거 잘못 들어온 거 아니야?' 그날은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다음에 찾았을 땐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새 글을 자동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래를 누르세요 ^^ http://pf.kakao.com/_hKuds 어깨에 힘들어간 인상을 주는 주인장 모습이 약간 거슬리며 150g에 5천 원하는 삼겹살이 뭐 있겠어? 생각하며..

먹기 2021.12.31

메뉴판에 돼지 되고 쪽 팔리고

수도권에서 3대 순댓국 중 하나라는 삼거리 먼지막 순댓국, 맛보다는 상호에 먼지막(幕)이라는 지명 혹은 단어가 들어가 말죽거리가 연상돼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21세기에 먼지 나는 비포장 주막거리에서 천막 치고 장사할 리야 없겠지만 끌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역시 오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실내에 들어선 정자, 1959년부터 순댓국 값 변동표, 시대별로 사용된 화폐 모음, 사진, 목조각... 골동품에 둘러싸여 있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여성고객이 많아 의외였고 순댓국 가격에 놀랐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새 글을 자동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래를 누르세요 ^^ http://pf.kakao.com/_hKuds 특으로 시킵니다. 설설 끓는 뚝배기에 대파..

먹기 2021.10.12

입맛은 변한다-짜장마을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객관성은 떨어지고 개인 경험에 따라 새롭게 정형화됩니다. 분명히 옛날엔 기가 막힌 맛이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면 나의 맛에 대한 감각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수유역 부근에 신장개업하는 중국집에서 어떤 짬뽕을 시키든지 낙지 한 마리 넣어주고 깐쇼새우를 반값에 낸다고 커다란 현수막을 붙여놓아 며칠 뒤 가보았더니 3일간 반짝 세일이었답니다. 직접 만드는 만두냐 물어보고 짬뽕+만두 세트를 주문했더니 공장표로 의심되는 만두가 나오는데 만두소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수제만두라 우겨도 될 만큼 요즘 공장표 만두 질이 엄청 좋아졌습니다. 카톡친구로 맹글면 자동으로 새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후배가 방학동에서 만나자해서 음식점을 ..

먹기 2021.10.06

핵인싸 참치, 쩐다~

언젠가 참치를 소개하는 다큐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배어 나오는 참치 한 점을 보고 침만 삼켰던 적이 있습니다. 까진 좋은데 가격이 천정부지이니 제대로 된 참치 한번 먹으려면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합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그래서 싸게 먹는 방법으론 노량진 식자재 마트나 인터넷 상에서 냉동 블록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참치는 목살 바로 아래부터 1,2,3,4,5번 뱃살로 번호를 매겨나갑니다. 노량진에서 참다랑어 1번 통 뱃살과 황새치 뱃살을 삽니다. 건축도 너무 좋은 자재로만 지으면 평범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기름진 고급 참다랑어 뱃살로만 먹으면 아기들은 흔하게 먹는 음식인 줄 압니다. 값이 저렴하고 기름기 적은 적신(등살)이나 눈다랑어, 황새치 등..

먹기 2021.09.28

돈까스, 돈가스, 돈가츠-가츠가츠

우리 代에서 '돈까스'라면 의례 풀 같은 스프에 후추 뿌리고 쏘주병이나 고기 망치로 얇고 넓게 펴 튀겨 나오는 '까스'에 소스 뿌리고 양배추채에 간장에 식초, 설탕 넣어 만든 드레싱을 팍팍 뿌려 먹는 걸 떠올립니다. 근무를 끝내고 동네를 어슬렁 거리다 새로 개업한 란 돈까스집을 발견했습니다. 카톡친구로 맹글면 자동으로 새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유명하다는 일식 돈가스집들이 창동과 노원역 부근에도 몇 있긴 하지만 한번 가보려 해도 대부분 '쏘주' 반주를 못해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못합니다. "반주돼요?" 된답니다. 반주가 된다 해서 들어오긴 했으나 성북동이나 남산 경양식 돈가스에 길들여져 뭘 먹어야 할지 잠시 망설여집니다. 무난하게 등심 돈가스로 ..

먹기 2021.09.21

막걸리 한 병 더 해야지?-- 생선구이세트

언제부터인가 관광지에선 고등어구이, 삼치구이, 가자미구이 등 한 가지만 파는 게 아니라 모둠구이로 팔고 있습니다. 그 속내야 뻔한 거지만 혼자 다니다 보면 못 먹어 야속하기도 하고 둘이서 모둠을 먹자니 양이 많아 트림이라도 할라치면 비린내가 신경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사무실 동네에 가보면 사람 수에 맞춘 실속 세트가 눈에 띕니다. 1 오늘 점심 뭘로 드셨어요? 한식엔 탕이나 찌개 종류가 많지만 생선구이를 선택할 때도 많습니다. 잘 구워진 물 좋은 생선은 반찬이 별로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 쏘주 한병 뚝딱입니다. 이 집은 대흥역 부근 뒷골목에 있는 집으로 이라는 구이집입니다. 꾸이 하나, 둘, 셋, 넷으로 사람 수에 따라 시켜 먹을 수 있습니다. 카톡친구로 맹글면 자동으로 새글을 보실 수 있습니..

먹기 2021.09.10

골동반1-먹고을밥상

전에 이란 제목으로 포스팅했던 곳에 이란 음식점이 들어섰습니다. 대충 상호로 뭘 하는 곳인지 짐작은 하지만 차일피일하다 며칠 전 들렀습니다. 반주를 하려면 제육 돌솥밥을 들어야겠지만 이 집 대표 메뉴라는 곤드레 돌솥 밥상을 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고를 벽을 장식한 문살로 사용하고 우리 동네에서 보기 드문 깔끔한 인테리어입니다. 카톡친구로 맹글면 자동으로 새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chat 동물성이라고는 멸치밖에 없으니 반주는 막걸리여야겠지요. 놋그릇에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나옵니다. 심지어 준비가 안되었다며 막걸리잔까지 유기그릇입니다. 김무침, 견과류가 들어간 멸치볶음, 우엉조림인가 했더니 줄기 상추입니다. 오독한 식감이 개운합니다. 오이무침과 맛있어 ..

먹기 202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