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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라도 이 정도면- 예산식당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된지 오래, 일요일에 사우나를 갔다 와 천천히 집을 나서도 웬만한 식당은 문도 열지 않는 시간입니다. 허리 통증 강도는 불규칙적이어서 오늘(4월 23일)은 다른 날보다 좀 더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걷는 건 줄이고 영등포 시장으로 가 게장백반 잘하는 우정식당이 문을 열었으면 거기서 먹고 아니면 다른데서 해결하자, 재래시장인데 문 열어놓은 집 하나 없겠나? 영등포 시장으로 가니 4번째 일요일은 휴무인지 순대골목 외에는 문연 점포가 별로 없었습니다. 먹자골목 초입에 규모가 큰 순대국집 둘이 마주보고 있었는데 하나는 아우네 장터순대라 쓰여있고 다른 하나는 예산 가마솥을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이 집은 점심때 오면 자리가 없어'란 곁 손님의 말처럼 벌써 홀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테이블에는..

먹기 2023.04.25

똥집강정-리리

계속 허리가 아프고 걸을 때 이상증상이 온다고 방구석에 죽치고 앉아 있어 봐야 그리스 신화 속에서 놀고 있는 치유의 신이 시공을 초월하여 나에게 와 은총을 베풀 리 없겠지요. 어쨌든 액션이 있어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리액션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난 4월 9일 봄날 내 몸이 어찌 반응할지 홍제천과 경의선 숲길을 조금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인공폭포 앞에선 패션모델 촬영이 한창이었고 봄꽃들은 나완 상관없이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경의선 숲길로 가니 젊은이들이 웬 갈빗집 앞에 길게 늘어섰습니다. 잘 보니 2층 동남아 음식집 줄이군요. 오픈런, 정성..

걷기+먹기 2023.04.18

설렁탕집에서 해장국과 만두를?

음식 얘기를 하면서 물가가 올랐다는 말을 몇 번 썼더니 그런 얘길 왜 하느냐 충고합니다. '런치플레이션'이란 말까지 있는 걸 보면 나 혼자 징징대는 것도 아닐 텐데 정치 성향이 다른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건 정말 듣기 싫었던 모양입니다. 의정부 제일시장은 중랑천 산책종점이라 주로 그 부근에서 아점을 하는데 반대쪽 신시가지 범골역 근처에 설렁탕 잘하는 이라는 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벚꽃이 만개한 4월 초 이곳을 들렀습니다. 24 시간 영업에 사람 구하기 힘든 현실을 보듯 늘어진 구인광고 현수막이 걸려있고 음식 사진이 건물 외벽과 실내에 어지럽게 붙어 있었습니다. 설렁탕 먹으러 갔는데 어제 숙취 때문인지 빨간 육개장 사진에 눈이 빠져 칼칼하냐 물어보니 그러면 '얼큰이를 드세요' 하는 바람에 칼칼한 육..

먹기 2023.04.10

먹고는 싶고 살찌는 건 싫고- 비빔밥, 나물밥

이 나이가 되어서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것 중 하나가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겁니다. 벌써 14년 전 종로에서 개업하고 있을 때였지요.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아침 일찍 출근해 부근 사우나 가서 몸을 풀곤 하였는데 비슷한 시간에 오는 70대로 보이는 노익장 한 분이 있었습니다. 체조선수처럼 군살 없는 몸매, 꼭지를 아래로 향한 무른 배 모양이 아닌 ω 모양의 탄탄한 엉덩이만 봐도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신축성 있는 착 달라붙는 속옷에 라이트패딩으로 단정하게 마무리한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여서 '나도 저렇게 돼봐야지' 롤모델로 각인되었습니다. 코로나에 허리 통증까지 겹쳐 지금은 근육은 포기하고 허리에 무리 가는 모든 운동도 중지하고 거꾸리와 벨트마사지, 벤치프레스, 롤러 굴리기 정도..

일상다반사 2023.04.04

허투루 볼 수가 없네-육부장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간 포스팅하면서 좌골신경통이 생겨 잘 걷지 못한다 올렸으나 대부분 안 읽으셨는지 '무슨 일이냐?', '쾌유를 빈다.'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제가 오히려 당황스러웠습니다. ㅎ 산책에 제한을 받으니 내 곁으로 언제 봄이 왔는지 깨닫지 못했지만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3월 23일 홍제천부터 가보았습니다. 개나리, 산수유는 벌써 꽃이 피었고 버들잎 노란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중랑천은 벚꽃은 물론 진달래도 피었습니다. 우리 동네 우이천입니다. 3월 25일엔 꽃망울만 보이더니 다음날 기온이 오르며 일부가 활짝 피었습니다. 그러아 어제오늘 새벽 기온이 2-3도에서 뚝 떨어지니 꽃봉오리 껍질 다 벗겨놓고 어쩌란 말입니까? 책임져유~ 기왕 우리 동네 우이천을 걸으며 봄을 느꼈으니 ..

걷기+먹기 2023.03.29

맛과 냄새의 조화 청국장- 삼미옥

걸을 때 저리거나 한쪽 다리를 저는 현상이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짧은 거리밖에 자신이 없으니 이제 폐차장 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가볍게 산책을 하려고 나왔으나 포기하고 명동역에서 남산 방향에 청국장 잘한다는 집이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산책을 못하니 봄이 왔는지 겨울이 간건지 감각이 둔해졌지만 이곳 골목길엔 봄이 가득이었습니다. 이라는 식당은 그 골목에서도 샛길에 들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근대건축물인 서울 시립대 경농관이 연상되는 목조 천장 겸 이층 마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식 가옥이었을 텐데 거친 장귀틀, 동귀..

먹기 2023.03.21

그만하면 된 거 아니야?

요즘 같이 고물가 시대에 아무 음식점이나 충동적으로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식당 앞에 붙은 메뉴보드의 음식사진이나 네비에 나온 정보라도 참고합니다. 그러나 사진은 음식 사진 아카이브에서 뽑아온 사진이 대부분이어서 실제와 다를 경우가 많고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리뷰어가 필요 이상의 음식을 시키며 '마시껬다, 마시껬따.'한다면 당연히 '맛있게' 보이도록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은 다를 수 있겠다는 것에 저항하지 말고 평균 정도의 음식 맛과 질이면 감내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어느 패션몰 푸드코드에 들어 갔습..

먹기 2023.03.14

백반집 기본은 역시 반찬 아이겟쏘?

요즘 백반집은 오리지나리 백반집이 거의 없고 된장찌개 메뉴에서 찌개 빼고 국으로, 제육볶음에서 제육 빼고 국으로 바꿔 내면 백반이 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1-2천 원 더 부담하고 백반에다 반주거리 특식을 먹을 수 있으면 그게 더 났지요. 은평구에 있는 이라는 곳은 백반에 보쌈을 더한 쌈밥정식을 잘한다 해서 들렀던 집입니다. 예약을 했는지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주로 찌개류를 먹는데 너무 잘 먹어 놀랐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보쌈이 들어갈 자리를 남겨놓고도 깔아놓은 밑반찬이 10가지니 그것만 해도 가짓수가 다른 식당의 두 배 정도가 되었습니다..

먹기 2023.03.07

돈 값은 한다 쳐도...

오랜 기간 동안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때문에 고등 모임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전에는 회비를 걷으면 적립도 가능해서 공짜로 먹는 여유도 있었으나 그동안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라 고기 한번 먹으면 간단히 2차 하기도 빠듯합니다. 연말도 되니 추운데 무슨 회냐 고기 좀 먹어보자며 12월부터 시작해서 2월까지 세 달 내내 고기로만 조졌습니다.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자포자기하고 외제 컨버터블 하나 빼서 폼나게 타고 다니자는 심리랄까요? 한 해 전에 소한마리 700g에 9만 9천 원, 지난 연말에는 13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회비로 먹길래 망정이지 혼자 가서 먹기엔 부담되는 가격입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먹기 2023.02.28

감격시대- 송림식당(우렁쌈장)

정형외과에 환자가 제일 많다지요? 저도 그 대열에 끼게 되었으니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떠세요?" "글쎄요 약 안 먹으면 통증이 오고 약 먹으면 나지고..." (무슨 대답이 그래? 그러게 주사 맞으랬잖아! 못 마땅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럼 주사 맞지 않으실래요?" (이 양반은 다짜고짜 주사래, 속마음 내보일까 겸손하게) "주사 맞기 전에 보존적인 치료를 계속해보면 안 될까요?" "오늘은 어떠세요?" (아이 ㅆ~ 또 주사 맞으라는 거 아니야?) "조금 나아진 것 같고 견딜만합니다." (그래? 언제까지 견디나 보자) "그래도 물리치료는 하실 거지요?" 정형외과 증상이 하루아침에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며칠에 한 번씩 의사를 만나 반복되는 얘기를 하자니 민망합니다. '다음 데자부엔..

먹기 202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