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05

한번 더 가봐야겠는 걸- 마마수제만두

이 집은 설 연휴에 확인해보지도 않고 갔다가 공치고 두 번째야 성공한 음식점입니다. 요즘은 브레이크 타임을 거의 모든 음식점에서 적용하고 있고 휴일에 쉬는 집도 많아 확인이 필요합니다. 여기 도 대기가 많은 집이고 오늘은 휴일이라서 영업시간 일찍 전화하니 핸드폰 너머로 영업 중이라는 상냥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음식점에 가서 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상과 달리 장년 여사장이었습니다. 자신 있으니 문 앞에 붙여놓았을 메뉴 중 가지고기튀김과 통영에서 직송해 온 굴로 만든다는 굴짬뽕을 시켰습니다. 맛깔스런 양념 맛이 배인 짜샤이와 조제된 간장이 나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

먹기 2023.02.14

새빨간 국물엔 밥 마는 게 진리-봉순네집밥

"넌 어떻게 그런 집들을 아니?" 내가 걸신 든 도깨비도 아니고 어떻게 모두 알겠습니까? 조지 오웰의 빅브라더는 다른 의미로 현대에서 빅데이터가 역할을 대신하는 듯합니다. 빅데이터란 놈은 내가 숨어서 뭔 짓을 하더라도 다 알아내는 신박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랜선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흔적을 남기게 마련입니다. 컴퓨터가 이런 냄새를 맡으면 '아 이놈은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정보들을 '엇다 먹어라'하고 갖다 주는 것이지요. 1월 26일은 새벽에 눈이 왔습니다. 장비가 고장 나 기사를 기다리다 우연히 복구돼 느지막이 시내로 나갔다가 나와 식성이 비슷한 유튜버가 올렸던 이라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

먹기 2023.02.07

변신이 화려한 게장정식- 동해식당

설 연휴 전인데 돈은 안 들어와도 몸과 마음은 한갓집니다. 오랜만에 차를 끌고 인천항 아래 소월미도에 있다는 게장정식집을 찾아갔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회색 하늘 아래 사람 흔적 없는 군부대 담장을 따라가니 섬 끝자락에서 길은 막혔습니다. 황당했으나 살펴보니 왼쪽으로 회색 창고 건물 사이에 난 비좁은 도로가 보입니다. 잘못 온 거 아닌가 하며 비집고 들어가니 작은 포구와 공터가 나옵니다. 잠시나마 조폭들이 튀어 나오면 어쩌나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함바집 분위기 식당은 그곳 수협공판장 구석 부속건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6시부터 한다고 알고 찾아 갔으니 망정이지 식당이 있을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먹기 2023.01.29

반찬이 화려한 안주-부부요리단

니모메, 오메기, 고소리라는 술 이름을 아십니까? 강남 사는 동기가 술 한잔 하자며 장소를 정하라는데 종로면 강북으로 너무 올라오라는 것 같아 옥수역 부근에서 찾다 보니 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식당이 눈에 띕니다. 추정컨대는 모호텔에서 근무하던 세프들이 모여 식당을 차려보자 해서 '단'이라는 접미사를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한잔하자던 동기에게 전하니 '이거 제주 음식이네'합니다. 그 동기가 제주 사람이었거든요. 그 식당에 붙은 전통 술메뉴도 역시 제주술이 60%입니다. '너의 마음'이라는 뜻인 '니모메', 차조로 만든 제주떡 '오메기', 제주 도기 이름인 '고소리' 모두 제주 향기가 물씬 납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

먹기 2023.01.25

해장 칼국수- 할아버지 칼국수

영하 3도만 돼도 풋내기 바이커에게는 손이 시려 자전거를 타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지난 9일과 12일에는 눈도 다 녹고 날씨가 따뜻해져 두툼한 스키 장갑을 끼고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으로 나갔습니다. 중랑교 부근으로 가니 다리 아래 엄동설한에 무궁화 한 무더기 피어 있습니다. 역시 허경영입니다. 강탄(降誕)이라니? 성인이 다스리는 대한민국에 사는 영광을 누릴 뻔했네요. 매달 국민배당금 150만 원에 건국수당 70만 원씩 받을 걸 잘못했나?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신당동에 도착하면 늘 먹던 것이 소머리국밥이었는데 이번엔 내장탕을 한번 먹어 볼랍니다. 내장탕에는 곱창은 보..

걷기+먹기 2023.01.17

내와 맛이 어우러지는 설렁탕은 어디에?- 진미, 신가네. 가고파

숯불 불고기나 갈비는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돌고 친근감이 돕니다. 그러나 설렁탕이나 청국장이라면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모자라 그 냄새에 요즘은 '꼬리꼬리' 혹은 '퀴퀴한'이란 형용사가 달라붙는 중입니다. 내 지론으론 설렁탕과 청국장은 냄새와 맛이 서로 어우러져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요즘처럼 설렁탕 고유 향이 없어진 전문집에서 설렁탕을 먹는다는 건 반쪽 설렁탕 먹는 것과 같다 할 수 있지요. 음식만큼 내로남불인 것이 없지요 내가 안주를 먹으며 먹은 마늘과 파는 맛깔스러운 궁합이요 향이지만 다른 사람이 먹고 지하철에 올라 타 콧김을 내뿜으면 도망가고 싶은 냄새가 됩니다. 그래서 연인이 싫증나서 헤어지려면 사정없이 먹어주며 얼굴 맞대고 떠들어 주면 직빵입니다. 설렁탕은 소머리부터 시작하여 꼬리까..

먹기 2023.01.11

새해 아침을 각색하다- 주먹밥

새해 달력을 걸고 1월 첫 장을 열자마자 어느새 12월 마지막 장이 되곤 하는 걸 벌써 몇 해나 반복했을까요? 새해 첫날 해 뜨는 걸 보려고 한밤중에 동해로도 가보고 산 위에 올라가 각오를 다짐해 보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老病死 哀怒를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는 당연하고도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만 하는 걸까요? 오늘도 아침은 먹어야 하고 날은 어제처럼 밝아 왔지만 새해에 새 출발하느니 만큼 무심하게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을 들지 말고 약간 변화를 줘보지요.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냉장고에 2년 묵은 찬밥과 먹다 남은 야채는 있을 겁니다. 마음의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의미로 다 때려 넣고 볶음밥을 한..

먹기+만들기 2023.01.01

동지 백반- 고흥집, 승우네식당

백반집은 메뉴에 백반이라 따로 적어놓은 곳도 있으나 대개 XX찌개, 생선구이 등을 올려놓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백반이라 따로 적어 놓은 곳은 좀 더 다양하거나 정성 들인 반찬들을 기대할 수 있겠지요. 위 사진은 요일별로 백반의 메인 요리가 정해져 있는 종로 5가 이라는 식당입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이 날(12/17)은 시청 앞 노상에서 떨다 집으로 가는 도중 들렀는데 토요일 메뉴는 반계탕과 시래기국으로 당연히 반계탕은 떨어졌고 시래기국만 가능했습니다. 혼자냐 묻더니 입구 구석 테이블에 앉으랍니다. 저녁이고 주말이다 보니 술손님이 많은가 보다 하고 군소리 없이..

먹기 2022.12.23

백반 좋아- 가평식당, 고향집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 수가 이제 1000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가까운 분들께 메일로 보내드렸는데 구독을 강요하는 것 같아 이제는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분들 중에 인쇄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후배가 있어 메일로 보내준 글을 몇 개씩 묶어 위와 같이 책자를 만들어 보내준 게 저만큼입니다. 얼마 전부터 미안해 메일을 보내지 않고 있었는데 보냈던 게 아직 남아 있었던지 겸사겸사 점심때 우리 동네로 와서 백반을 먹겠답니다. '오긴 뭘 와? 길도 먼데, 그리고 그 집 없어졌어요' 카톡 채팅방에서 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본문 아래 공감 옆 를 누르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그래서 후배 사무실 부근에 낙지백반 잘한다는 순창식당이라는 ..

먹기 2022.12.21

우리는 향수를 먹는다- 도깨비 칼국수, 우정식당 간장게장

내가 6남 1녀 중 막내인데 둘째 형수가 미국에서 들어왔습니다. 몇 년 전 왔을 때 '다음에 올 땐 삼촌과 블로그에 올린 식당을 가보겠다'고 했는데 '젊은' 나도 아침에 일어나면 엉치가 시큰거려 한 시간 정도 워밍업을 해야 평상시 컨디션을 찾게 되는 터에 '에이, 그럴 리가 있겠어?' 했지만 형수는 내 눈앞에 보란 듯 꼿꼿이 나타나고야 말았습니다. 이젠 형수의 버켓 리스트 한 조각이라도 실현시켜 드릴 일만 남았네요. 6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에 간 사람들 같지 않게 형수는 아직까지 한국 토종 본성이 남아 재래시장과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영천시장 - 안산 자락길 일부 - 이대부중 - 이화여대 - 영등포 시장으로 코스를 정하고 카톡에 올렸습니다. 'ㅇㅋ?' 카톡 채팅방에서 을 ..

걷기+먹기 202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