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05

작업일지(3) - 목공과 여자의 마음

자식도 남에게는 착한 아들, 딸로 보이고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남편이란 ‘직책’도 다른 아낙네들한테는 ‘어쩜 저런 남편이 다 있을까?’라는 소릴 가끔 듣지만 마누라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속성이 있다. ‘가구’라는 것을 만들어 보겠다고 집안에 나무가 들어올 때부터 집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고 내심 ‘저러다 땔나무만 쌓이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딸네미가 간단한 수납장 만든다고 반제품 상태로 들어온 합판쪼가리를 보고도 속이 쓰렸는데 이젠 남편까지 아이들보다 한술 더 뜨니 아마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고 아예 참견하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을 것이다. 마당에 다시 나온 거실장 - 연휴 마지막날 아침 일찍 을지로 페인트 가게에서 사온 수성 바니쉬로 마감을 한다. 첫날 서랍을 몇 개..

DIY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