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먹기 130

중랑천 동안1-여름에 걷기 좋은 길

일요일 새벽에 깨 오래간만에 의정부까지 걷고 그곳에서 사우나를 하려고 오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불과 3백 미터도 안 되는 곳 배밭이었는데 얼마 전 싹 쓸어버려 또 아파트가 들어서나 보다 했더니 인부들이 조경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린공원을 만든다면 토목공사부터 할 텐데 왜 그러지? 하여간 쉴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면 좋은 것이지요. 채널 카톡 친구로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지하보도로 창동역을 건너 중랑천으로 빠지는 횡단보도에 아줌마가 하는 자그마한 만두 부스가 있습니다. 가격은 4천 원으로 싸지만 유튜버들에 의해 소문이 났는지 주말엔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날씨가 더워 보통 다니던 중랑천 서쪽 길이 아닌 그늘진 노원구 쪽 동쪽 길을 택했습니다. ..

걷기+먹기 2021.06.22

거저 여름엔 이만한 게 없구나- 막국수

앞으로 카톡 채팅방에 포스팅을 올리지 않습니다. 계속 구독 원하시는 분은 카톡 채널을 친구로 추가해 주십시오. 카톡 채널 추가하기 http://pf.kakao.com/_hKuds/chat 어제저녁 (5/21) 후배와 술 한잔해서 몸이 축 늘어집니다. 더군다나 헬스장에 얼리버드들을 위해 새벽같이 나와 문을 열어주시던 영감님 회원께서 그만두셔서 내가 그 일을 떠맡게 되니 오늘 같은 날 꾀도 부리지 못하고 피로가 겹칩니다. 그래서 가볍게 풍산역에서 정발산 공원을 거쳐 호수공원을 걷기로 했습니다. 일산이 도시로 개발된 지 벌써 30여 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휴전선과 가깝다거나 모래가 부족해 바닷모래를 썼다니 뭐니 하며 분당보다 인기가 덜하였는데 세월이 지나니 이렇게 살고픈 도시가 되었습니다. 진보라색 엉겅퀴의..

걷기+먹기 2021.05.25

망우산 골목길- 호남식당

새벽에 사우나를 갔다 오니 어제 한잔 술의 여파로 제주 산지 해장국 내장탕이 간절합니다. 젊은 유튜버 둘이 구리시 경찰서 부근 이라는 곳 내장탕을 소개합니다. '또 한 번 속아봐?' 해장 욕구에 못 이기는 척 망우산을 돌고 그곳으로 가려합니다. 예전엔 아카시아꽃이 피면 배가 아플 정도로 짙은 향이 동네까지 내려왔는데 지금은 그렇질 않아 의례 같은 시기에 피는 이팝나무겠거니 했는데 아카시아 꽃입니다. 이곳에 잠들어 있는 애국지사, 문화예술계 인사, 사회인사 들의 사진과 간단한 연보가 기록돼 있습니다. 서울의 공동묘지는 이곳 말고도 이태원과 서강대 뒤 노고산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태원에 있었던 유관순 열사 묘를 이장하여 이곳에 모셨습니다. 1973년 이후로는 묘를 쓰지 못하고 이장을 권유하였다는데 서울대 ..

걷기+먹기 2021.05.10

무량무변 선재길

자난 주엔 그 좋다는 오대산 선재길을 걸었습니다. 가급적 대중교통과 찜질방 이용이 나의 모토인데 전립선과 코로나로 인한 찜질방 이용제한으로 차를 몰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였지만 오랜만의 운전은 어리바리로 10시가 넘어서야 진부 부일식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에야 깔끔하고 세련된 산채 밥집이 많이 들어섰지만 벌써 30여 년 전부터 이용하던 식당이라 안면 몰수하고 지나기 쉽지 않습니다. 김보성의 '으으리~派'도 아닌데 말이지요.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 중에서도 두부와 강원도 막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와 감자조림은 단짠에 길들여진 요즘 입맛과 거리가 있지만 뿌리치기 힘듭니다. 비빌 그릇을 달래면 참기름과 재래 고추장 한 숟갈 들어간 양푼을 줍니다. 선재란 명칭은 서울 사람에겐 라는 이름으로 가..

걷기+먹기 2021.04.27

입만 가지고 와-진호횟집

지난주에는 인왕산 둘레길 초소 책방(도서관)을 들렀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초소가 있어 둘레길 간간히 초병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젠 건물 사람 모두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멋진 북카페가 들어섰습니다. 초소의 뼈대는 살리고 밝고 멋들어지게 설계를 해 휴식 공간을 만들어 놓아 얼결에 커피 한잔 사들고 테라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호사했습니다. 안산 벚꽃은 끝물로 간간히 보이고 인공폭포 뒤 허브 정원을 튤립으로 화사하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원예 기술이 발달해 새로운 종이 나오는지 흔히 보지 못하던 색깔 튤립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안산 자락길을 시계방향으로 돌며 녹음이 우거졌을 때 잘 보이지 않던 서대문 독립공원과 경비대 막사가 어린잎 사이로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메타세퀘이어에 둘러싸인 숲 속 무..

걷기+먹기 2021.04.19

제주3-여행은 얼결에-우진해장국, 고창식당

어제 에서도 명화가 걸려있었는데 숙박업소에 걸맞지 않은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모텔이 아니고 로 격상돼서 그러나? 아직 잠이 덜 깨 비몽사몽 멍청한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허애지면서 얼굴색이 파스텔 톤으로 변하고 눈이 초점을 잡지 못하고 흐리멍텅, 눈의 윤곽이 또렷하지 못하고 부은 것처럼 눈꺼풀이 맑애지며 경계가 불분명해집니다. 물론 동작 또한 절도 없이 주춤거리게 되지요.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꼭 그렇습니다. 보기싫다! 빨리 내려! 후배가 노래부르던 입니다. 벽시계가 6시 반인데 벌써 손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남들 일하는 월요일 새벽에 이렇게 해장국집에 앉아 있으니 좋네요. 오후에 일을 해야하니 반주 못하는 게 원망스럽습니다. 서로 다른 걸 시키려다 하도 고사리 해장국을 권해 그걸로 통일합니다...

걷기+먹기 2021.04.06

제주2-배 터지는 날-산지해장국,흑돈퍼주는집

엊저녁 '(**스테이) 호텔'에서 자고 오늘 일정을 시작합니다. 제주 숙박시설은 모두 스테이 호텔로 바뀐 듯합니다. 현무암으로 된 돌담과 벚꽃이 잘 어우러집니다. 여기 오는 바람에 우리 동네 벚꽃은 보지도 못했네요. 유명하다는 집입니다. 제주에는 해장국집이 엄청 많고 종류도 많아 푸짐하게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아침 결에는 오픈 시간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가격 차이가 없는 해장국과 내장탕이 어떻게 다르냐 물으니 잘 모른답니다. 답답한 지 옆 테이블 손님이 실물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뻘건 국물 속에 잠긴 건더기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때깔 좋은 된장과 김치, 그리고 펄펄 끓여 나오는 내장탕. 아~~ 이거 내가 먹어본 중 최곱니다. 앞으로 해장국 8천 원이라면 이거 생..

걷기+먹기 2021.04.01

제주1- 제주의 비 오는 밤-청운식당, 싱싱회센터

제길, 트러플이 아니라 트리플입니다. 인생에 거지 같은 일이 지난주에는 세건이나 있었지요. 늙을수록 다른 사람에게 더 관대해지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아직도 고깝게 느껴지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기니 죽을 때 돼서라도 사람 비슷하게 된다면 그것만이라도 다행스런 일입니다. 후배는 산 좋아하고 마라톤 좋아하고 술 좋아합니다. 워낙 기량 차이가 많이 나니 내가 쫓아간다면 뱁새 꼴이 될 터이니 감히 엄두도 못 냅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몰캉몰캉 소프트 해지며 같이 가잤는데 이번엔 코로나로 찜질방에도 못 가니 형이랑 가면 '호텔'로 잡겠답니다. 전 주에 술 먹다 그 소리가 튀어나와 뭐에 홀렸는지 덜렁 '그러자' 했습니다. 오후에 일정이 잡혀 어슬렁거리다 남대문 시장 으로 향합니다. 주인장 모자가 그럴듯합..

걷기+먹기 2021.03.30

이건 실비집 안주입니다.-전라도맛집밥상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소 이른 듯 하지만 봄을 맞으러 남산으로 갑니다. 아직 쌀쌀 하나 봄은 살그머니 우리 곁으로 다가와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봄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다가옵니다.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오는 게 아니라 준비되는 대로 시기심 없이 약하지만 강인하게 다소곳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한양도성도 겨울 옷을 벗어던지고 봄 이슬에 젖어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김포 친구가 한양에 입성하는 날이라 당구 한 판 치고 종로 2가 이라는 곳에서 술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해물 세트메뉴와 해물 문어 찜, 민어 요리 등 오밀조밀 꾼들 입맛을 끌 만한 안주를 내고 있습니다. 친구는 벽면을 보더니 '으악' 소리를 지릅니다. 저렴하고도 푸짐한 안주 있는 곳을 왜 이제야 갈켜주냐는 ..

걷기+먹기 2021.03.17

在爲他山-노고산

70년대 초만 하더라도 북서쪽 서울 시내버스 종점으로는 박석고개가 가장 멀었습니다. 아마 기자촌이 69년에 생기면서 그 초입인 박석고개가 종점이 되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전국에 노고산은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양주 노고산은 예비군 훈련장으로 유명하지요. 노고산은 자신을 뽐내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겸손한 산입니다. 이렇게 노고산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니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입니다. 나도 분위기에 휩쓸려 그 속에 티끌 하나가 되려 하지만 너무도 모자랍니다. 더욱 수구려야지요. 커다란 스크린에 그 흔한 전기줄 하나 없이 눈높이에서 장엄하게 펼쳐진 그림지도. 어디에 이만한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정상 표지석은 2-30 미터 위쪽에 있는 군부대 때문에 여기 헬기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올라오며 백팩킹하고 내려오..

걷기+먹기 2021.03.03